지난 17일 밤 10시께 기독교인 장아무개(60)씨가 난동을 피운 경북 김천 황금동 개운사 법당 안 모습. 개운사 제공
자신이 기독교인이라고 밝힌 60대 남성이 몽둥이를 들고 법당에 들어가 불상과 법구를 부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북 김천경찰서는 19일 건조물침입 및 재물손괴 혐의로 장아무개(60·서울)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장씨는 지난 17일 밤 10시께 경북 김천 황금동 개운사 법당 안에 들어가 몽둥이로 불당에 봉인돼 있던 불상 등을 부순 혐의를 받고 있다.
장씨는 약 20분 동안 법당 안에 있던 물건을 부쉈다. 진원 주지 스님이 보안업체 직원과 함께 법당에 도착했을 때는 관세음보살상과 향로, 촛불, 목탁 등이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그는 도망가지 않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붙잡혔다.
그는 주지 스님에게 “내가 교회에 다녀보니까 절과 성당은 미신이고 우상이다. 다 부숴야 한다. 나는 기독교 신자로서 할 일 했을 뿐이다. 불을 지르려고 했는데 못 질렀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는 고향이 김천이고 현재 서울에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술은 마시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신의 계시를 받아서 그랬다”라고 진술했다.
진원 주지 스님은 “아무리 종교가 다르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는지 너무 가슴 아프다. 다종교 사회에 사는 우리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지난 17일 밤 10시께 기독교인 장아무개(60)씨가 난동을 피운 경북 김천 황금동 개운사 법당 안 모습. 개운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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