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혁. 사진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역도 후배를 폭행해 물의를 일으킨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역도 금메달리스트 사재혁(31)씨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강원 춘천경찰서는 자신을 험담하고 다닌다며 후배 황우만(21)씨를 폭행한 혐의(상해 등)로 사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0일 밝혔다.
사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11시께 춘천시 근화동의 한 맥주집 앞에서 황씨가 지난해 초 태릉선수촌에서 합숙 생활을 하던 중 자신에게 맞은 일을 소문내고 다닌다는 이유로 황씨를 주먹과 발로 온 몸을 때려 전치 6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사씨는 경찰 조사에서 “얘기 도중 감정이 격해져 우발적으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직후 사씨는 황씨와 가족들을 찾아 수차례 사과했지만 황씨 쪽은 합의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씨는 지난 8일 수술을 받고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사씨가 선배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폭력을 행사했고, 역도 유망주인 황씨가 폭행으로 2016년 리우올림픽 출전은 물론이고 선수 생활을 포기해야 할 상황에 처한 점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고질적인 스포츠계의 폭력에 대해 사회에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고, 사회적 비판을 피하기 위해 잠적하거나 해외로 도주할 가능성이 있는 점 등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대한역도연맹은 지난 4일 사씨에게 ‘선수 자격정지 10년’의 중징계를 내려 사실상 퇴출했다.
춘천/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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