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어찌 부모가…” 부천 초등생 사건 현장검증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의 주검을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머니 한아무개씨가 21일 오전 현장검증을 마치고 경기 부천시 원미구 심곡동 다세대 주택에서 나오고 있다. 부천/김명진 기자 [e-mail]

주민들 경악 속 주저없이 범행 재연

“세상에 어찌 부모가…”

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하고 주검마저 잔혹하게 훼손·유기한 경기도 부천 초등생 부모에 대한 현장검증이 21일 진행됐다.

이날 9시15분께 어머니 한아무개(34)씨가 아들의 주검 일부를 유기한 부천시민회관에서 시작된 현장검증은 부모가 주검을 훼손한 장소인 부천시 옛 주거지와 주검 일부를 갖고 이사한 인천의 현 주거지 등 4곳을 돌며 오전 11시35분까지 실시됐다.

오전 9시25분께 두 번째 현장검증 장소인 경기도 부천의 옛 주거지에 도착한 최아무개(34)씨 부부가 고개를 숙인 채 경찰 호송차에서 내리자, 주민들의 고성이 터져 나왔다.

마스크에 모자를 눌러 쓰고 수갑을 찬 이들은 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하고 주검을 훼손한 다세대빌라에 이끌려 들어갔다. 1시간30분 동안 진행된 두 번째 장소 현장검증에서 이들은 누구도 눈물을 흘리거나 머뭇거리지 않고 담담하게 범행을 재연했다.

현장검증을 마친 이들은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 “주검을 훼손할 때 죄책감이 없었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날 현장검증에는 매서운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주민들이 몰렸고, 일부 주민들은 계란을 던지려다 경찰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아버지 최씨는 2012년 11월7일 부천에 있는 자신의 집 안방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아들(당시 7살)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엎드리게 한 상태에서 발로 머리를 차는 등 2시간여 동안 폭행해 다음날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아내와 함께 숨진 아들의 주검을 훼손하고 부천 공중화장실과 자택 냉장고 등에 나눠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해온 부천원미경찰서는 이들을 22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며, 아버지 최씨에게는 살인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부천/김기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