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지갑서 ‘힘들어 더이상 못살겠다’ 쪽지
세 모녀가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승용차 안에서는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발견됐다.
27일 오후 2시50분께 경북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호미곶해맞이광장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흰색 승용차 안에서 정아무개(37)씨와 첫째딸(17), 둘째딸(13)이 함께 숨져 있는 것을 경찰관이 발견했다.
발견 당시 어머니 정씨는 운전석에 앉아 숨져 있었다. 정씨의 지갑 안에 있던 수첩에서는 ‘힘들어서 더 이상 못살겠다. 아이들을 먼저 데려간다. 미안하다’고 손글씨로 적은 쪽지가 나왔다. 운전석 아래 쪽에선 타다 남은 번개탄 3개가 발견됐다. 특별한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승용차 안에는 담요와 베개 등이 있었다. 경찰은 이들이 27일 새벽께 이곳에 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지난 21일 경기도 용인에 있는 집을 떠나 돌아오지 않았다. 함께 사는 남편이 엿새 뒤인 27일 낮 경찰에 가출 신고를 했다. 경기지방경찰청이 휴대전화 위치추적해 포항 호미곶에서 마지막 신호가 잡혔다. 포항 남부경찰서 경찰관들이 수색을 하다가 이들을 발견했다.
이들은 평소 2~3일씩 여행을 자주 다녔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씨의 남편 등을 상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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