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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홍의락 컷오프는 더민주의 대구·경북 포기 선언”

등록 2016-02-26 19:26

‘한쪽 날개로는 날 수가 없습니다.’

홍의락(62) 의원은 지난달 25일 이렇게 적힌 선거 펼침막을 걸고 대구 북구을 지역구에서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경북 봉화 출신으로 지난 제19대 총선(2012년 4월11일)에서 대구·경북지역 몫으로 비례대표에 당선됐다. 그는 일찌감치 대구 북구을 출마를 염두해 두고 지역 활동을 해왔다. 하지만 더민주는 4·13 총선 컷오프(공천 심사 배제) 대상 현역 의원 10명을 발표하면서 홍 의원을 포함시켰다. 대구의 더민주 한 인사는 “투표도 하기 전에 중앙당이 한쪽 날개를 꺾어 버렸다”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4일 홍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하자, 지역에서는 더민주가 사실상 대구·경북에 대해 포기 선언을 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대구·경북에 출마한 더민주 예비후보 7명은 후보 사퇴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홍 의원의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어 “홍의락 의원의 공천배제는 (더민주가) 전략지역에 대한 고민과 대안이 전혀 없음을 상징하는 것이다. 중앙당은 홍의락 의원에 대한 공천 배제 결정을 즉각 철회하고 공천관리위원장은 후보의 명예회복을 위해 공개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구지역 야당 성향의 지방의원(더민주 14명·무소속 2명) 모임인 ‘대구민주자치연구회 파랑새’도 이날 성명을 내어 “중앙당 지도부는 이번 조치를 즉각 취소하고 홍의락 의원에게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 또 대구의 전 당원에게도 사과하고 이번 사태를 유발한 공천관리위원회는 엄중히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대구의 한 더민주 기초의원은 “대구에서 어렵게 살려놓은 불씨를 중앙당이 한 번에 꺼뜨린 것이다. 더민주에 대한 부정 여론이 김부겸 후보에게까지 여파가 가는 것 아닌지 불안하다”라고 말했다.

대구 수성갑에 출마한 새누리당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 13명은 이날 공동 성명서를 내어 “홍의락 컷오프는 더민주당이 대구·경북을 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구 경북에 마땅한 인물을 공천조차 하지 못하면서 그나마 있던 유일한 현역 국회의원을 아웃시키는 정당이 지역구도 운운을 입에 올리는 것은 못 봐줄 일이다. 더민주당이 20대 국회에 대구·경북은 필요 없다는 속내를 확실히 드러낸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번 총선에서 대구의 12개 선거구를 통틀어 출마한 더민주 예비후보는 김부겸(수성구갑)·정기철(수성구을)·홍의락(북구을) 등 3명 뿐이었다. 홍 의원이 공천에서 배제되며 대구의 더민주 출마자는 2명으로 줄었다. 더민주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나 대구시의원을 하고서 대구·경북에 지역구 출마를 한 것은 홍 의원이 처음이었다. 야당 출마자를 찾아보기 힘든 대구·경북에서 더민주 예비후보에 대한 컷오프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대구지부의 정재형 변호사는 26일 페이스북에 “그 당(더민주)에서는 대구·경북 몫의 비례대표 의원은 그냥 한 번 하고 그만두는 요식행위, 통과의례라고 치부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그 양반(홍의락 의원)은 그걸 모르고 지역구 선거에 나선 것인지도 모르겠다”라는 글을 올렸다. 류제모 변호사도 지난 25일 페이스북에 “더민주가 대구·경북지역에 대한 조금의 장기적인 또는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심모원려가 있었다면 이번과 같은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대구·경북에서 독립운동하듯 야당하는 이들의 입장을 조금이나마 고려했으면 좋겠다”라고 적었다.

지난 제19대 총선(2012년 4월)에서 모두 14명의 야당 후보가 대구에 출마했다. 이 가운데 수성갑에 출마한 김부겸 전 의원(40.42%)을 제외하고는 모두 30%도 안되는 표를 받았다. 6명은 20%대, 4명은 10%대, 3명은 한자릿수 득표를 했다. 0.76%와 3.34%를 받은 야당 후보도 있었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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