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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 황포돛배 1년여 발묶인 까닭은?

등록 2016-02-29 21:56

지난 10년간 수십만명의 관광객을 실어날랐던 임진강 황포돛배가 1년 넘게 운행이 중단된 채 지난 26일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두지나루 위에 밧줄로 꽁꽁 묶여 있다.
지난 10년간 수십만명의 관광객을 실어날랐던 임진강 황포돛배가 1년 넘게 운행이 중단된 채 지난 26일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두지나루 위에 밧줄로 꽁꽁 묶여 있다.
국방부, 계약 무시하고 땅 사용료 올려
민간사업자 민원·소송 제기
연 2만6천명 이용 관광객·주민 불만에
파주시, 매입해 운영할지 검토
조선시대 주요 운송수단이었던 황포돛배의 원형을 되살려 지난 10년간 수십만명의 관광객을 실어날랐던 임진강 황포돛배가 아무런 설명 없이 1년 넘도록 운행이 중단돼 지역주민과 관광객이 반발하고 있다.

지난 26일 찾아간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두지나루에는 강 위를 오가야 할 45인승 황포돛배 2척이 밧줄에 꽁꽁 묶여 있고, 한때 관광객이 북적였던 매표소와 사무실, 전망대, 주변 상가는 전기마저 끊긴 채 폐허로 변해 있었다. 두지나루가 종점인 평화누리길과 자전거도로, 주변 음식점들도 오가는 사람 없이 정적만 감돌았다.

2004년 운행을 시작한 임진강 황포돛배는 분단 50년 만에 임진강에 들어가는데다, 두지나루~고랑포 여울목까지 6㎞를 오가며 60만년 전 형성된 높이 20m의 임진강적벽을 눈앞에서 볼 수 있어 연평균 2만6000명의 관광객이 이용해왔다.

황포돛배가 갑자기 멈춘 건 2014년 11월 민간사업자인 ㈜디엠제트관광과 두지나루 주변 땅 소유자인 국방부 간 발생한 사용료 분쟁 탓이다.

국방부와 파주시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2004년 사용료 159만원을 시작으로 국방부 땅 6030㎡를 빌려 주차장·매표소 등으로 사용해온 ㈜디엠제트관광은 2011년 육군 25보병사단과 첫해 582만원에서 매년 9%씩 인상하기로 5년간 토지사용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2012년 토지관리 주체가 해당 지역 군부대에서 국방시설본부로 통합변경된 뒤 국방부가 기존 계약을 무시하고 5배 인상한 사용료를 일방 고지하면서 국면이 바뀌었다. 국방부는 국유재산법에 따른 최소 사용료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를 들어 2012년치 사용료는 635만원에서 3553만원으로 재산정해 고지했고, 이미 납부한 2011년치도 소급해 2664만원을 추가 요구했다.

적자에 시달려온 민간사업자는 애초 계약대로 이행할 것을 요구하며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민원을 냈다. 국민권익위는 1년여 조사 끝에 2014년 7월, 국방시설본부 경기북부시설단에 ‘토지사용료를 애초 계약서대로 이행하라’고 시정 권고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국민권익위 시정 권고와 폐업을 막기 위한 파주시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같은 해 11월 “사용료가 미납됐다”며 국유재산 사용허가 철회처분까지 내렸다. 사업자는 이에 맞서 국유재산 사용허가 철회처분 무효확인소송을 내 현재 재판이 진행중이다.

토지사용료 말고도 어부보상금으로 연간 4500만원을 지원해온 사업자는 파주시가 해당 부지를 매입해 황포돛배를 운영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양찬모(55) 디엠제트관광 대표는 “인건비라도 줄여 손익분기점을 맞추려고 항해사 자격까지 땄는데 국방부가 사용료를 일방적으로 올려 물거품이 되고 빚더미를 안게 됐다. 공익성이 큰 사업인 만큼 다른 지역처럼 파주시가 황포돛배 운영 주체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백마강·남한강 등 전국 5곳의 황포돛배 가운데 민간이 운영하는 곳은 임진강이 유일하다.

파주시 관계자는 “두지나루터는 파주에서도 손꼽히는 중요한 관광자원이고 평화누리길 등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곳이다. 소송이 마무리되면 시가 매입해 운영할 것인지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국방부는 “사업자의 어려움은 이해하지만 전국 국유재산에 같은 원칙을 적용해야지 개별 사안을 고려할 수 없다. 파주시가 매입에 나선다면 매각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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