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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남성 경찰관과 여성 소개팅이 데이트 폭력 근절?

등록 2016-03-02 15:07수정 2016-03-02 16:59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데이트는 마음이 통해야 한다. 기술만으로 평생 짝을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다. pixabay.com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데이트는 마음이 통해야 한다. 기술만으로 평생 짝을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다. pixabay.com
“오빠가 지켜줄게”…대구 남부서, 경찰관 미팅 주선 ‘빈축’
“여자 페친(페이스북 친구)님, 선착순 20명까지만 모십니다. 든든한 경찰 오빠가 지켜줄게!”

대구 남부경찰서(서장 서상훈)가 데이트 폭력을 근절하겠다며 이런 문구를 내걸고 남성 경찰관과 여성들의 소개팅 행사를 해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남부경찰서는 지난달 20일 오후 3시부터 대구 수성구 한 가게에서 20·30대 남자 경찰관과 일반 여성 20명씩을 모아 소개팅 행사를 했다. 이 소개팅은 경찰의 데이트 폭력 근절 캠페인의 하나로 추진됐다. 참가자들은 데이트 폭력과 관련해 간단한 퀴즈를 풀고 난 뒤 소개팅을 했다. 실제 몇 커플이 탄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경찰서는 소개팅 행사를 하기 나흘 전인 지난달 15일과 16일 대구경찰 페이스북에 이와 관련한 홍보 글을 올렸다. 경찰은 홍보 글에서 “데이트 폭력 근절을 위해 정의감으로 똘똘 뭉친 젊은 경찰관들과의 만남을 준비했다”라며 여성 20명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든든한 오빠가 지켜줄게’, ‘경희야, 넌 오빠가 지켜줄게’, ‘멋진 경찰관에 끌리는 친구 소환각, 연인과 안전 모두 잡으세요’ 등의 문구도 넣었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은 2일 남부경찰서 앞에서 ‘오빠는 필요 없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경찰을 비판했다. 권순기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는 “여성을 보호의 대상으로만 보는 이 행사가 데이트 폭력 근절을 위해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 기획 의도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여성들을 모집해 젊은 남자 경찰관과 소개팅을 주선한다는 발상이 데이트 폭력 문제에 대한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논란이 커지자 페이스북에 있던 관련 글을 모두 삭제했다. 남부경찰서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면서도 참여자가 즐길 수 있는 그런 캠페인을 하고 싶었고, 남성이 여성을 지켜준다는 의미가 아니라 경찰이 데이트 폭력의 피해자를 지켜준다는 의미로 이런 문구를 사용했다. 원래 의도와는 달리 논란을 만들고 불편한 마음을 갖게 한 것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라고 설명했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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