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중현 전 대구 서구청장
서중현 전 대구 서구청장, 37살 첫 출마 이후 28년 간 14번 출마
4.13총선도 출마 채비…“지금껏 얼마나 출마했는지 기억 잘 안나”
4.13총선도 출마 채비…“지금껏 얼마나 출마했는지 기억 잘 안나”
한 사람이 공직선거에 14번이나 출마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대구에 실제 이런 사람이 있다. 서중현(65·사진) 전 대구 서구청장이다. 그는 이번 제20대 총선에서도 대구 서구에 출마한다. 14번째 출마다. 학교 교사였던 그는 37살(1988년)에 첫 출마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계속 선거에 나오고 있다. 28년 동안 2년에 한 번꼴로 선거에 출마한 셈이다. 그는 대구에서 무소속으로 구청장에 두 번이나 당선된 이례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서 전 구청장의 첫 출마는 제13대 총선(1988년) 때였다. 대구 서구을에 한겨레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 하지만 2.64% 밖에 얻지 못하고 낙선했다. 그는 이후 제18대 총선(2008년)을 제외하고 5번이나 총선에 출마해 완주했다. 하지만 적게는 16.26%(제16대 총선), 많게는 29.60%(제15대 총선)를 얻었다. 모두 낙선했다. 소속 정당도 민주당, 민주국민당, 열린우리당, 무소속 등 다양했다.
총선뿐만이 아니었다. 서 전 구청장은 지방선거에서도 대구 서구청장에 5번이나 출마했다. 그는 제1회 지방선거(1995년)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와 15.21%를 얻어 낙선했다. 제2회 지방선거(1998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제3회 지방선거(2002년)~제6회 지방선거(2014년)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몇 차례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하기는 했지만 경선에 참여하지는 않았다.
낙선만 하던 서 전 구청장에게 당선이 찾아오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07년 4월25일 치러진 대구시의원(서구 제2선거구)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그의 9번째 선거, 출마 19년 만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듬해인 지난 2008년 6월4일 대구 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치러지자 대구시의원직을 사퇴하고 또다시 선거에 뛰어들었다. 그의 10번째 출마였다.
당시 보궐선거에서는 새누리당이 공천을 하지 않으면서 무소속 후보끼리 대결했다. 서 전 구청장(44.2%)은 강성호 후보(15.6%)를 누르고 서구청장에 당선됐다. 그는 2년 뒤 치러진 제5회 지방선거(2010년)에도 무소속으로 서구청장에 출마해 당시 한나라당 강성호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그의 11번째 선거, 3번째 당선이었다.
하지만 서 전 구청장은 2년 뒤 구청장직을 사퇴하고 제19대 총선(2012년)에 무소속으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20.85%를 얻어, 새누리당 김상훈 후보(59.97%)에게 패했다. 그는 이어 제6회 지방선거(2014년)에서 다시 서구청장에 출마했지만 22.57%를 얻어 낙선했다. 그는 이번 제20대 총선에도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했지만, 새누리당 공천 신청은 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그의 선거 전적은 3승 10패다.
서중현 선 서구청장은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했지만 경선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고 해서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내가 지금까지 얼마나 출마했는지 나도 기억이 잘 안 난다”라고 말했다.
대구 서구는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가 4번(제14대~제17대)이나 국회의원을 한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구는 현재 대구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꼽힌다.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는 제18대 총선(2008년)에서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후 그는 지난 2011년 4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15년째 분당 사람”이라고 외쳤다. 결국 그는 낙선했고, 이후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이런 이유 등으로 대구에서 상대적으로 서구지역에 반새누리당 정서가 강하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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