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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달라도 너무 다른 중구와 서울시

등록 2016-03-21 21:49

중구 “성곽길을 경리단길처럼 뜨게”
서울시 “젠트리피케이션 더는 안돼”
내가 사는 동네가 사람들이 몰려오는 관광지로 변한다면 어떨까? 누군가에게는 행운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불행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특정 지역에 관광객이 몰리면 동네 주거기능이 약화되는 반면 ‘뜨는 동네’로 변하며 건물값은 뛰어오른다. 이른바 ‘투어리스티피케이션’(Touristification)에 대한 견해차가 비롯되는 지점이다.

서울 중구는 거주민들을 내몰고 토지를 강제수용해가면서 다산동에 관광거점으로서의 공영주차장을 세우려고 하지만, 이는 서울시의 기본 방침과 크게 다르다.

서울시는 경복궁 서쪽 지역인 서촌에서, 자하문로나 옥인길 주변 등 이미 상업화된 곳 이외의 지역에 대해 주택으로 쓰는 건물을 카페나 술집 등으로 용도변경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21일 밝혔다.

서촌은 ‘뜨는 동네’의 원조 격으로, 수년 전부터 한옥, 골목길 등이 인기를 얻으며 방문객이 크게 늘었다. 그러면서 주택이 술집으로 바뀌었고, 일대 주민들은 “냄새와 소음 탓에 살 수가 없다”는 불만을 제기해왔다. 집값과 임대료가 크게 뛰며 내몰리는 주민도 많다. 서울형 젠트리피케이션은 이렇게 투어리스티피케이션으로 시작된다.

서울시 양준모 한옥관리팀장은 “주택으로 쓰던 건물 하나가 상가 건물로 바뀌면 점점 상업화가 가속화되면서 이 동네 특유의 모습까지도 사라질 수도 있다고 봤다”며 특정 업태를 아예 제한하기까지 한 배경을 설명했다. 젠트리피케이션 대응에 주력해온 성동구의 관계자는 “특히 카페, 술집이 임대료를 끌어올리고 동네 개성을 없애는 데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말한다.

반면 중구는 대놓고 투어리스티피케이션을 표방하고 있다. 지난해 5월말 낸 ‘중구, 다산동 성곽길에 예술문화거리 조성’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보면, 중구는 “성곽길과 인접한 건물 46곳 중 24곳을 근린생활시설로 용도변경토록 유도하고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유는 “주변 경관과 어울리는 전시실, 공방, 카페 등이 이 지역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한양도성 앞 다산성곽길을 경리단길과 같은 뜨는 거리로 만들고 싶어하는 중구는 “외부 투자자들을 적극 유치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실제 지난 한 해 동안 46개 건물 중 12개 건물이 거래돼 새 주인을 맞았다. 강제수용해 짓겠다는 초대형 공영주차장 복합시설도 성곽길을 띄우기 위한 일환이다.

서울시는 애초 중구의 공영주차장 건립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가 다산동의 주차 수요에 대한 실태 등 의문이 제기(<한겨레> 2월23일치 16면 참조)된 뒤 보류한 상태다. 시로서는 애초 일관되지 않은 결정이었던 셈이다.

투어리스티피케이션의 이면은 서울 종로구 이화동의 벽화마을, 마포구 염리동 소금길 벽화마을, 문래동 등지에서 이미 관광객과 주민들 간 갈등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음성원 임인택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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