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산 청년큐브에서 창업을 준비중인 이요섭씨(오른쪽)가 청년큐브 매니저인 원미씨와 함께 이씨가 개발한 엘이디 무드등을 살펴보고 있다. 홍용덕 기자
24억 들여 지난달 문연 ‘창업공간’
창업 지원도…최대 3년까지 입주
30개팀 100명 열기 밤낮없이 후끈
입주자 “제품 개발에만 몰두 가능”
창업 지원도…최대 3년까지 입주
30개팀 100명 열기 밤낮없이 후끈
입주자 “제품 개발에만 몰두 가능”
“창의적 작가들과 제조업체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고 싶어요.”
지난 2월 서울의 한 대학을 졸업한 이요섭(28)씨는 동료와 함께 지난해 6월 ‘2인회사’를 창업했다.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캘리그래픽과 명함 등을 만드는 회사를 준비하면서 작가와 업체를 위한 플랫폼을 꿈꿨다.
“주어진 일만 하기보다는 재미있고 우리들만의 창의적인 뭔가를 해보자”는 의도였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창업 이후 사무실 월세 35만원도 버거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방정부가 거들면서 청년창업가들의 어깨가 한결 가벼워졌다. 지금껏 서울에서나 볼 수 있던 풍경이다.
22일 경기 안산시 상록구 월피동 광덕종합시장 3층에 위치한 안산시 청년큐브에서 만난 이씨 등은 “사무실을 무료 지원받고 제품 개발에만 몰두할 수 있으니 매출도 오르고 있다. 다음달 오프라인 매장도 열 계획”이라며 활짝 웃었다.
청년큐브는 이른바 ‘엔(N)포세대’ 청년들을 위한 창업공간이다. 청년들의 기술 창업은 물론 창작과 창의 등 다양한 도전 기회를 주기 위해 안산시가 지난달 26일 24억원을 들여 문을 열었다. 공유 공간과 제반시설 외에도 창업 관련 서비스가 무료 지원된다. 창업의 뜻을 지닌 15살 이상 39살 이하 청년들의 신청을 받아 심사를 거쳐 입주가 가능하다.
이곳에서 만난 김우석(21)씨는 한국의 마임이스트를 꿈꾸는 대학생이다. 동료 학생들과 마임 콘테츠 제작·유통에 나선 그는 “창작공간을 찾아 떠돌다 회의공간에 스튜디오까지 마음껏 사용이 가능해 정말 행복하다”고 했다.
청년큐브는 밤 10시에 문을 닫지만, 창업 열기는 밤낮이 따로 없다. 광덕시장 청년큐브에서는 문화예술 콘텐츠를 지닌 20개팀 60여명의 청년들이, 상록구 한양대학로 한양타운 4층에 마련된 한양캠프엔 웹과 앱 등 아이티(IT) 기술을 지닌 10개팀 40여명의 청년들이 흘리는 창업의 땀방울이 쌓여가고 있다.
청년큐브 매니저 원미씨는 “아이디어와 열정만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1년마다 심사를 거쳐 최대 3년까지 입주가 가능한데, 얼마나 성공했느냐도 있지만, 얼마나 새로운 도전과 창업을 시도했느냐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라고 말했다.
비좁은 공간에서 아직은 성공 가능성보다 실패 가능성이 더 높지만 세상에 당당하게 서는 꿈으로 버틴다. 이요섭씨는 “희망은 월세를 부담없이 낼 수 있을 정도의 창업회사를 이루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청년창업을 주요 일자리 정책으로 지원해온 서울시는 청년·대학생이 밀집해 있는 신촌·홍대입구·합정역 일대에 기존 모텔을 리모델링한 ‘창업모텔’과 회의·네트워킹이 가능한 ‘창업카페’도 내년 선보이기로 했다.
글·사진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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