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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례4인조’ 될뻔한 박씨 “알리바이 없었으면 주범 몰렸을 것”

등록 2016-03-27 20:09수정 2016-03-28 10:46

지난 6일 전북 전주시 한 커피숍에서 나라슈퍼 3인조 강도치사 사건 당시 피의자로 몰렸다가 풀려났던 박아무개(35·왼쪽)씨가 2차 재심 청구를 맡은 박준영 변호사(오른쪽)와 얘기하고 있다.
지난 6일 전북 전주시 한 커피숍에서 나라슈퍼 3인조 강도치사 사건 당시 피의자로 몰렸다가 풀려났던 박아무개(35·왼쪽)씨가 2차 재심 청구를 맡은 박준영 변호사(오른쪽)와 얘기하고 있다.
1999년에 발생한 전북 완주군 삼례읍 ‘나라슈퍼 3인조 강도치사 사건’의 피해자 가운데는 ‘삼례3인조’와 함께 피의자로 붙잡혔던 박아무개(35)씨가 있다. 주범으로 몰려 자칫 ‘삼례4인조’가 될 뻔했지만, 알리바이가 입증돼 풀려났다. 당시 18살로 삼례3인조보다 1~2살 어렸다. 6일 전주의 한 커피숍에서 그를 만났다.

 -삼례3인조와는 어떤 관계인가?

“어렸을 때부터 자주 놀던 형들이다. 처음에는 저 포함해 4명이었다. 제가 주범으로 돼 있어 황당했다. 조서도 그렇게 꾸며져 있었다. 제가 모의하고 문을 따고 들어가서 제가 질문했다고 나온다.”

 -수사과정에서 폭행이 있었나?

“서로 말이 틀리니까 경찰이 ‘다른 사람은 했다고 하는데, 왜 너는 끝까지 안 했다고 하느냐’고 했다. 손바닥으로 머리 뒤통수 맞고, 검찰에서도 머리를 맞았다.”

 -수사과정에서 삼례3인조와의 대면을 요구했었는데.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부인했다. 그때 분위기로는 저도 범인이라고 시인을 했어야 한다. 너무 억울해서 3자 대면을 요청했다. ○○형에게 몇년 만에 봤는데, 왜 하지도 않은 걸 했다고 하느냐고 따졌다. 그러자 ○○형이 내가 없었다고 말해줬다.”

 -○○형은 어떠했나?

“어렸을 때부터 같이 지낸 형인데 지능이 떨어진다. △△형과 ◇◇형은 한글이라도 쓸 줄 안다. ○○형은 아예 한글을 모르던 사람이다. 자필로 진술서를 그렇게 쓴 것을 보고 ‘이 형들은 아니구나’라고 느꼈다. 누가 불러주면서 쓰라고 한 것으로 느꼈다.”

처음에는 저까지 피의자에 포함
주범으로 진술서 꾸며져 황당
억울해서 대질 요청해 3자 대면
안한 걸 왜 했다고 하느냐 따지자
내가 없었다고 말해줘
회사 사장이 알리바이 입증 풀려나

 -당시 풀려난 이유는?

“사장님이 직접 오셔서 말해줬다. 회사 기숙사에서 사장님과 같이 살았다. 기척음이 들려서 제가 어디 갔는지 알 수 있는 한 칸 거리다.”

 -알리바이가 없었으면 범인으로 몰렸을 텐데.

“주변에 사장님이나 아무도 없었으면 저도 ‘했다’고 해야 할 분위기였다. 어리니까 겁도 났다. ‘나도 했다고 해야 하나’ 생각이 들 정도였다. 직장에서도 보는 눈빛이 달라져 한 달가량 있다가 그만뒀다.”

 -이후엔 어떻게 살았나?

“의정부·안양·순천 등 객지 생활을 오래 했다. 서른살 넘으면서 가족도 그리워 전주에 다시 온 지 6년째 됐다. 결혼은 아직 안 했다. 아르바이트를 이것저것 했다. 그때는 경찰들만 봐도 괜히 심장이 두근거렸다. 나이 먹으면서 사라졌지만. 괜히 사람들도 겁났다.”

 -당시 수사한 사람들을 어떻게 보나?

“솔직히 경찰들이 다른 처벌이라도 받았으면 좋겠다. 너무 짜맞추기식이다. 검사도 마찬가지다.”

 -재심이 이뤄진다면 증인으로 나올 수 있나?

“그렇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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