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성군이 철새들의 보금자리인 ‘달성습지’ 코앞에 배 선착장을 세워 유람선을 띄운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환경단체들이 “달성습지가 훼손되면서 두루미같은 철새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유람선 운항을 반대하고 나섰다.
달성군은 31일 “낙동강 강정보 위에 설치한 4대강 홍보관인 ‘디아크’앞에서 유람선과 쾌속선을 4월2일부터 운항한다”고 발표했다. 72인승 유람선은 사문진 나루터를 출발한 뒤 강정보 디아크에서 관광객을 태우고 낙동강을 거슬러올라 달성군 옥포면 일원까지 9㎞를 운항한다. 쾌속선은 26명이 탈수 있고, 강정보∼옥포∼사문진을 오간다. 달성군은 “72인승 유람선은 하루 평균 6차례 운항하고, 쾌속선은 시간당 2차례 운항한다. 강정보 디아크에서 배를 타는 관광객들이 하류 500명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유람선은 2014년 10월, 쾌속선은 2015년 8월부터 운항해왔지만 달성군이 4월부터 강정보 디아크에 선착장을 세워놓고 승객들을 대폭 늘린다는 계획이다.(사진) 김문오 달성군수는 “강정보에 유람선을 띄워 사문진 주막촌과 화원동산, 키즈카페, 전기오리차 등지를 한꺼번에 둘러볼수 있는 관광코스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성명을 내 “강정보는 넓게 보면 대구의 자랑거리인 달성습지 구역에 포함된다. 이곳에서 뱃놀이 사업을 강행하겠다는 이유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선착장이 세워진 강정보 디아크에서 100m 떨어진 모래톱에는 멸종위기종이며, 천연기념물로 지정돼있는 흑두루미와 재두루미가 해마다 찾아온다. 또 멸종위기종인 수달이 살기도 한다. 유람선이 다니면 뱃고동 소리, 배에서 울리는 음악소리는 물론, 배에서 흘러내리는 기름 등이 생태계를 오염시킬수 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김부섭 달성군 부군수는 “디아크가 모래톱에서 100m보다는 훨씬 많이 떨어져 철새들의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본다. 유람선의 운항코스도 습지와는 멀다. 습지 주변에는 배가 가지 않는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의 지적을 받아들여 소음 등의 피해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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