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보기 드문 8캐럿(보석의 질량을 재는 단위로 1캐럿은 200㎎)짜리 다이아몬드를 전당포에 맡겨 돈을 빌린 뒤 2700원짜리 모조품으로 바뀌치기한 보석상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희귀한 다이아몬드는 시중가격이 2억6천만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전북 전주덕진경찰서는 1일 진짜 다이아몬드를 가짜로 바꿔치기한 ㄱ(39)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수사 결과, 서울에서 보석상을 하는 ㄱ씨는 지난해 6월24일 서울시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평소 거래하던 전당포 주인 ㄴ(54)씨를 만났다. ㄱ씨는 급전이 필요하다며 8캐럿 다이아몬드를 ㄴ씨에게 맡기고 1억6천만원을 빌렸다. ㄱ씨는 밀수로 들어온 이 다이아몬드를 홍콩의 브로커를 통해 2억2천만원에 구입했다.
그뒤 7월초 ㄱ씨는 ㄴ씨에게 돈을 갚겠다는 연락했다. ㄱ씨는 “맡긴 다이아몬드를 팔아 빌린 돈을 갚을테니 잠시 돌려달라”며 ㄴ씨를 서울시 강남의 한 호텔로 불러냈다. 다이아몬드를 받은 ㄱ씨는 “호텔 지하 보석상에서 다이아몬드를 살 사람을 만나고 오겠다”며 자리를 떴다. 잠시후 ㄱ씨는 진품 다이아몬드를 미리 준비한 2700원짜리 큐빅 모조품으로 바꿔 ㄴ씨에게 건냈다. ㄴ씨는 이전에도 ㄱ씨와 여러차례 보석을 받고 돈을 빌려주며 정상적인 거래를 해서 의심하지 않았다.
이후 ㄱ씨와 연락이 안 되자 뒤늦게 모조품으로 바뀐 것을 안 ㄴ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당포에서 처음에만 보석 감정을 제대로 하고 두번째부터는 감정을 소홀히 하는 점을 알고서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