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포천 미8군 로드리게스 훈련장(영평사격장)에서 지난 3일 실시한 폭발물 처리 훈련과 관련해 인근 마을 주민들이 밤샘 항의농성에 이어 사격장 입구를 트럭으로 막는 시위를 벌였다.
4일 포천 영평·승진사격장 등 범시민대책위원회 설명을 들어보면, 미군은 지난 3일 오후 5시10분부터 세 차례 불발탄 등 폭발처리 훈련을 실시했다. 주민 10여명은 3일 오후 8시부터 미군 쪽의 사과를 요구하며 사격장 입구에 설치한 농성장에서 밤샘 농성을 벌이고, 이날 오후 3시까지 항의시위를 이어갔다.
김광덕 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어제 오후 세 차례 폭발 소리가 났는데 몇 ㎞ 밖에서도 창문과 집이 흔들릴 정도로 엄청난 굉음이 발생해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미군 쪽이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하지 않으면 출입문 봉쇄 시위를 계속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포천시 영중·창수·영북면 일대에 자리한 영평사격장은 1322만㎡ 크기의 아시아 최대 미군 훈련장으로, 인근 마을 주민들은 밤낮 없는 군 훈련으로 인해 도비탄(발사된 뒤 딱딱한 물체에 맞고 튄 총·포탄) 사고와 도로 파손, 교통혼잡, 헬기 소음, 소음·진동으로 인한 가축 유산 등 각종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키리졸브 연합훈련 기간이던 지난달 12일에는 포천 오가리의 한 축산농가에서 포사격 훈련 소음 때문에 임신 7개월의 암소가 유산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대책위는 이 기간에 영평사격장 앞에서 예고 없는 사격훈련이 있었다며 사격 중지를 요청하는 시위를 벌였다. 포천/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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