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10일 경북 안동시에서 열린 경북도청 새 청사 개청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축사를 하고 있다. 경북도청(가운데 한옥) 오른쪽 아래 한옥이 경북도의회 청사이다. 안동/청와대사진기자단
시민단체 “명백한 예산낭비”
지난달 대구에서 경북 안동으로 옮긴 경북도청이 8억원을 들여 도청 이전 기념식을 연 데 이어 다음달 경북도의회가 2억원짜리 기념식을 또 열기로 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시민단체들은 “한 울타리 안에 있는 경북도청과 도의회 청사가 바로 붙어 있는데 굳이 수억원씩 예산을 들여 기념행사를 각각 따로 열어야 하겠느냐. 명백한 예산 낭비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경북도의회는 행사를 강행하겠다는 태도다.
경북도의회는 5일 “다음달 3일 도의회 새 청사 앞마당과 실내에서 도의회 이전 기념식을 열 계획이다. 예산은 2억원 정도 잡아놨다. 1억5천만원을 주고 업체에 행사 대행을 맡기고 5천만원은 홍보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기념식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식전 행사, 본행사, 딸린 행사로 나눠 오프닝 공연, 축하 영상 상영, 표지석 제막, 주제 영상 상영, 기념사, 축사, 축하 퍼포먼스, 축하공연 등의 순서로 열린다. 딸린 행사로 의정발전 토론회가 예정돼 있다.
임현성 경북도의회 총무계장은 “기념식에는 전국 시도의장협의회와 자매결연을 맺은 전남도의회, 대구시의회 의원들을 초청할 계획이다. 경북지역 23개 시군의회 의원들도 참여한다”고 말했다. 경북도의회는 제한경쟁입찰 방식으로 오는 12일쯤 행사를 맡을 업체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조근래 구미경실련 사무국장은 “이미 한달 전에 이전 기념식을 성대하게 치렀는데 또 기념식을 한다니까 주민들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예산 낭비가 분명하다. 도의회는 즉시 기념식 준비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지난달 10일 도청 앞 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1만여명의 국내외 축하객이 참석한 가운데 ‘새로운 경북 시대’ 시작을 알리는 신청사 개청식을 했다. 경북도는 개청식 예산으로 애초 8억원을 편성했고 예비비를 추가로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대진 경북도의회 의장은 “예산 낭비를 걱정하는 반대 의견이 있는 줄 안다. 하지만 (도의회 이전은) 천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다. 도의회 이전 기념식은 지방자치 토론회에 초점을 맞추겠다. 이미 공고를 했기때문에 행사는 예정대로 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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