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고마웠어” 전주시, 승강장 은행나무에 편지

등록 2016-04-25 20:23

전북 전주시가 저상버스 승강장 개선사업을 위해 은행나무를 베어내게 되자 펼침막 편지를 내걸었다.  전주시 제공
전북 전주시가 저상버스 승강장 개선사업을 위해 은행나무를 베어내게 되자 펼침막 편지를 내걸었다. 전주시 제공
승강장 개선 위해 부득이 벌목
시민에 알리려 펼침막 편지 걸어
“나무야 고맙다. 그리고 미안해!”

도심인 전북 전주시 객사 맞은편 승강장 주변 은행나무에 걸려 있는 작은 펼침막 편지가 눈길을 끈다. 이 은행나무는 30년 이상 그 자리를 지키며 시민에게 그늘을 제공했으나, 전주시의 저상버스 승강장 개선사업을 위해 부득이 벌목을 앞두고 있다. 시는 전주국제영화제가 끝나는 다음달 10일 이후 나무를 베어낼 예정이다.

편지에는 “나무야 고맙다. 그리고 미안해! 그동안 그늘막과 휴식공간이 되어준 나무야. 이제는 사람들을 위해 자리를 양보해주렴. 저상버스 승강장 개선공사를 위해 나무가 벌목이 됩니다”라고 적혀 있다. 시가 환경단체와 협의해 자르기로 결정했고, 이런 상황을 시민에게 알리려고 펼침막 편지를 내걸었다.

시가 나무를 베어내기로 한 것은 이곳이 장애인의 대중교통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저상버스 승강장 개선사업을 추진하는 14곳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객사 앞 은행나무가 승객들의 시야 확보를 어렵게 하고, 주변 공간이 좁아 부득이 제거를 해야만 했다.

‘전주시 가로수 조성 및 관리 조례’는 중간 부분의 직경(지름)이 25㎝ 이상으로 캐내기가 어렵거나 이식 후에도 활착이 어려운 경우에 벌목을 허용하고 있다. 이 은행나무는 중간 부분 직경이 40~45㎝로 옮겨 심은 뒤에도 살아날 확률이 희박하고, 이식하면 비용이 많이 드는데다 도심이어서 옮겨 심는 공사를 할 때도 교통에 많은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시는 4억4천만원을 들여 올해 12월까지 이 사업을 추진한다.

이내운 시 시민교통과 담당자는 “은행나무를 살리려고 노력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워 자르기로 결정했다. 어쩔 수 없는 이런 사정을 시민에게 알리기 위해 편지를 쓰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장애인 등 교통약자를 위한 저상버스는 일반버스보다 바닥이 낮고, 장애인이 타고 내리는 뒷문은 계단이 없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시행령’은 시·군이 운행하려는 버스 대수의 3분의 1은 저상버스를 갖추도록 정하고 있다. 전주시는 저상버스가 현재 112대이고, 내년까지 10대를 더 구입해 122대를 갖출 계획이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