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 장량동의 한 신축 아파트와 무인 모텔이 8m 도로를 사이에 두고 붙어 있는 모습. 아파트 주민들은 “이토록 인접한 곳에 모텔이 어떻게 들어설 수 있는지 궁금하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경북도의회 제공
학부모 이어 도의원 문제제기
“300~500m 거리 11곳 성업·신축”
시 “법규상 200m 밖 허가 불가피”
“300~500m 거리 11곳 성업·신축”
시 “법규상 200m 밖 허가 불가피”
“초등학교 인근에 무인 모텔이 몰려 있어 학생들이 모텔 앞을 지나서 등교를 하고 있어요.”
박용선 경북도의원(새누리당)은 25일 임시회의 5분 발언을 통해 “포항시 장량동 장흥초등학교에서 300~500m 떨어진 곳에 무인 모텔 11곳이 성업 중이거나 신축공사를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장량동은 인구가 급속히 늘고 있는 포항의 신도시 지역이다.
2008년 인구 3만명에서 2011년 5만명, 올해 초 7만300명으로 계속 늘어나 연말에는 8만명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2020년까지 12만명으로 인구 증가가 예상되면서 주택단지와 함께 숙박시설, 유흥업소 등이 밀집하고 있는 곳이다.
박 의원은 “날마다 초등학생 수백명이 모텔 앞을 지나서 등교를 하고 있다. 신축 중인 모텔 1곳은 아파트 담장과 겨우 3m 떨어져 있고, 어린이공원과는 10m 거리다. 어린이들이 교육적으로 매우 좋지 않은 환경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량동에서는 무인 모텔이 계속 더 늘어난다. 아무리 신도시 지역이면서 상업 지역이라고 하지만 모텔과 마사지업소, 유흥주점 등 유해업소 입주는 금지해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장흥초등학교 학부모들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최소한의 주민 생활권 보장을 위해 포항시가 조례를 개정해서라도 학교 주변과 주택가에는 무인 모텔 등 유해업소가 들어서지 못하도록 조처해달라”고 호소했으나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는 “학교 정문에서 직선거리로 50m, 학교 경계선에서 200m 바깥 지역은 숙박업소나 유흥업소 등의 허가를 내줄 수 있도록 법규에 정해져 있다. 장량동은 상업 지역이 많기 때문에 숙박업소가 들어서기 쉽다. 이를 막는다고 무조건 허가를 내주지 않으면 시가 행정소송을 당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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