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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장례비 없어’ 노모 주검 차에 싣고 다닌 60대 아들

등록 2016-04-27 14:15수정 2016-04-27 14:32

박씨, “비용이 너무 비싸 장례 못 치러”
경찰, ‘타살 혐의 발견 안 돼’…사체유기 혐의 불구속 입건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27일 숨진 어머니의 주검을 차에 싣고 다니다 붙잡힌 박아무개(60)씨를 사체유기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의 설명을 들어보면, 박씨는 올해 초부터 전남 여수의 한 저수지 옆 움막에서 어머니(86)와 단둘이 살다가 2월 말 어머니가 숨지자 장례를 치를 돈이 없어 간단히 염을 한 뒤 주검을 움막에 한 달 넘도록 보관해왔다. 그러던 중 이달 초 경북 울진에 일거리가 생겼다는 지인의 연락을 받은 박씨는 어머니의 주검을 비닐에 싸서 훔친 차에 싣고 울진으로 갔다가 차량 절도 신고를 받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박씨를 검거한 뒤 훔친 차량을 조사하다가 검은 봉지에 싸인 노모의 주검을 발견했다.

경찰 조사 결과, 박씨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으로 이것저것 사업에 손을 댔다가 사기를 당한 뒤 전국을 떠돌며 살아왔다. 박씨는 과거 빌려준 돈을 받으러 다니거나 일거리를 찾으러 전국 각지와 움막을 왔다갔다 하다가 의정부에서 지인의 차를 훔친 뒤 어머니 주검을 차에 싣고 다녔다.

박씨는 “장례 비용이 너무 비싸 못했다. 일을 해서 장례 비용을 벌어 어머니 장례를 제대로 치러드리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박씨 어머니의 주검에서 타살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고, 탐문조사 결과 박씨의 행적이 진술과 일치해 박씨의 말이 사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의정부/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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