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일어난 ‘경북 청송 농약 소주 사건’의 수사가 이번 달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주민 ㅎ(74)씨가 범인일 가능성을 무게를 두고 추가적인 증거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경북 청송경찰서는 5일 “범행에 사용된 살충제 메소밀이 어디서 만들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9개 공장에서 생산한 메소밀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감정 결과가 나오면 지금까지 수사 결과를 종합해 늦어도 이달 안에 사건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마신 소주병에 들어있던 메소밀과 숨진 ㅎ씨가 마신 음료수 병에 남아있던 메소밀의 성분이 같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국과원은 지난달 14일 이 두 메소밀의 탄소·질소동위원소비가 동일하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하지만 마을에서 나온 메소밀 11병의 탄소·질소동위원소비는 소주병에 들어있던 메소밀과 모두 달랐다.
경찰은 ㅎ씨가 평소 마을회관에 자주 가는 아내를 못마땅해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ㅎ씨의 아내는 사건이 일어났던 날 밤에도 마을회관 작은방에서 피해자들과 화투를 치며 놀았다.
최병태 청송경찰서 수사과장은 “아직은 수사 중이기 때문에 결과를 단정 지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시기를 정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빠르게 남은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청송 농약 소주 사건’은 지난 3월9일 청송군 현동면 눌인3리 마을회관 작은방에서 메소밀이 든 소주를 마신 주민 박아무개(62)씨와 허아무개(67)씨가 쓰러져 박씨가 숨진 사건이다. 당시 마을회관 작은방에는 박씨와 허씨, ㅎ씨의 아내 등 8명이 있었고, 거실에는 5명이 있었다. ㅎ씨는 지난 3월31일 아침 8시께 자신이 사는 축사에서 숨진 채 아내에 의해 발견됐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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