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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 받는 ‘조영남 그림’ …대작이냐 관행이냐 논쟁 후끈

등록 2016-05-17 16:42수정 2016-05-17 21:47

가수 조영남씨가 2010년 서울 자신의 집에서 시인 이상과 관련해 그린 그림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조씨는 무명 화가가 그려준 그림을 조금 손본 뒤 자신의 그림처럼 전시·판매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가수 조영남씨가 2010년 서울 자신의 집에서 시인 이상과 관련해 그린 그림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조씨는 무명 화가가 그려준 그림을 조금 손본 뒤 자신의 그림처럼 전시·판매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무명화가 “8년간 수백점 대신 그려”
검찰 “사기죄” 갤러리 등 압수수색

진중권 “꽤 일반화…검찰 오버”
조영남 “기술 빌렸지만 내 창작”
가수 조영남(71)씨의 그림을 8년여 동안 무명 화가가 대신 그렸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조씨에게 사기 혐의를 적용했지만, 미술계 등 일부에서는 ‘일반화된 관행’이라며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대작’이냐 ‘관행’이냐 논쟁이 팽팽하다.

17일 춘천지검 속초지청 등의 말을 종합하면, 검찰은 지난 16일 무명 화가 ㄱ씨가 그려준 그림을 손 본 뒤 자신이 그린 것처럼 전시·판매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조씨의 소속사와 갤러리 등 3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ㄱ씨가 1점당 10만원 안팎의 대가를 받고 그려준 그림을 조씨가 수백만원에 판매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강원도 속초에서 활동하고 있는 ㄱ씨는 지난 8년여 동안 수백점의 그림을 대신 그려줬다고 검찰에 제보했다.

검찰은 조씨의 그림 가운데 ㄱ씨가 그려준 그림이 얼마나 되고 얼마에 판매됐는지와 ㄱ씨가 그려준 그림에서 조씨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수사할 참이다.

조씨의 ‘대작’ 의혹을 두고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재미있는 사건이 터졌네. 검찰에서 사기죄로 수색에 들어갔다는데, 오버 액션이다. 개념미술과 팝아트 이후 작가는 컨셉만 제공하고, 물리적 실행은 다른 이에게 맡기는 게 꽤 일반화된 관행”이라고 썼다. 또 “핵심은 컨셉이다. 그 컨셉마저 다른 이가 제공한 것이라면 대작이다. 아무튼 그 부분은 검찰이 나설 일이 아니라 미술계에서 논쟁으로 해결할 문제”라고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하지만 검찰은 “조씨는 다른 사람이 그린 작품을 판매했기 때문에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선을 그었다. 검찰 관계자는 “관행이라고 하는데 한국에서 유명 화가가 조수를 써서 그림을 그린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외국에서도 조수를 둘 때는 이런 사실을 사전에 밝히고 지시·감독을 한다. 이번 사안과 다르다”고 밝혔다. 또 “미국 판례를 보면, 작품 의뢰인이 작가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하더라도 개성과 실력 등에 따라 그림이 달라지기 때문에 저작권은 실제 그림을 그린 작가에게 있다고 판단한 사례도 있다”고 맞섰다.

권정임 강원대 교수(미술학과)는 “다빈치도 조수들이 밑작업을 하고 최종적으로 완성을 했다. 심지어 다른 사람의 작품을 찍어 ‘차용’이라고 하면서 자기 작품이라고 내는 사례까지 있다. 학문 영역에서 보면 저작권 문제로 볼 수 있는데, 처음부터 ‘나는 작업을 이런 식으로 한다’고 했으면 문제가 없다. 이런 것 없이 자신이 다 한 것처럼 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씨는 이날 오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100% 저의 창의력이다. 간헐적으로 일부분 ‘화투’ 작품에서 조수인 그 분의 기술을 빌렸지만 모두 저의 창작품”이라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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