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기때 어깨 안거나 손 주물러”
17명 피해신고…대학, 진상조사
17명 피해신고…대학, 진상조사
강원도의 한 국립대에서 교수가 수업 시간에 여학생들을 여러차례 성추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해당 대학과 학생들의 말을 종합하면, ㄱ교수는 전공수업 실기 과목을 지도하면서 여학생들의 어깨와 뒷목, 팔 등을 만지는 등 반복적으로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학생들은 이런 내용을 학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고, 총학생회에 17명이 피해 신고를 했다.
학생들은 “손과 어깨, 팔 등을 잡는 것은 일상이다. 실기 과목을 지도할 땐 어깨를 안거나 손과 뒷목을 잡고 팔을 주무르고, 툭툭 건드린다. 작업하다 옷에 묻었는데 지워주겠다며 옷에 손을 넣고, 옆에 앉았을 땐 손을 뒤로 해서 머리카락을 만진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성추행이라 느끼면서도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랐다. 신고하면 더 피해를 입을까 두려워 아무 말도 못했다. 앞으로 남은 모든 전공수업을 이 교수가 담당하고, 재수강하고 싶어도 이 교수 밖에 없으니 피할 수도 없다. 졸업 심사도 이 교수에게 받아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해당 교수가 고의성을 갖고 성추행을 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한 학생은 “어깨를 안거나 다리로 다리를 건드리면서 ‘내가 이러는 거 어디 가서 말하는 거 아니지? 예뻐서 그러는 거야’ 등의 말을 했다”고 밝혔다.
대학 쪽은 교수가 여학생들을 성추행했다는 총학생회의 신고가 접수되자 해당 교수에 대해 수업 배제를 결정한 뒤 진상 파악에 나섰다. 학교 관계자는 “여성가족부의 성폭력 대응 지침에 따라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해당 교수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춘천/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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