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 사진 꿈틀 제공
작년 단체안 성희롱으로 풍비박산
“시민들 도움받을 데 없어져”
애타던 7명 1년 공들여 `‘꿈틀’ 발대식
“시민들 도움받을 데 없어져”
애타던 7명 1년 공들여 `‘꿈틀’ 발대식
지금 충남 서산에는 인권단체가 없다. 있다가 사라졌다. 지난해 인권단체 안에서 벌어진 성희롱 사건으로 서산에 하나뿐이던 인권단체는 사라졌다.
그 인권단체의 직원이던 피해자는 두렵고 안타까웠다. 인권단체를 찾아 그나마 도움을 받았던 서산시민들이 더 이상 도움 받을 데가 없어졌다는 생각에 느끼는 죄책감이었다. 자신이 겪은 인권침해가 시민의 인권을 뿌리째 흔드는 상황을 그는 견딜 수 없었고, 지역의 시민단체들을 찾아갔다. “서산에 제대로 된 인권단체를 다시 만들어주세요.” 인권을 향한 시민의 작은 움직임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서산의 시민인권모임인 ‘꿈틀’이 틀을 갖추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꿈틀은 17일 발대식과 함께 1회 인권영화제도 열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만든 영화 <어떤 시선-봉구는 배달 중>을 상영했다.
꿈틀은 지난해 성희롱 사건 뒤 지역 안 인권을 걱정하던 신춘희(38·주부)씨 등 7명이 1년 만에 꾸렸다. 이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인권 공부를 하면서 인권 감수성과 역량을 키워나갔다. 일반 시민뿐 아니라 ‘풀뿌리 시민연대’와 ‘참교육학부모회 서안·태안지회’ 등 시민단체의 팔도 끌었다. 이들은 국가인권위의 인권강사 양성과정을 수료하고 충남도민 인권지킴이단으로도 활동했다. 충남시민재단의 청년네트워크 공모에도 당선돼 모임의 틀을 갖추기 위한 재원까지 마련했다. 지난해 대전충남인권연대에서 주는 ‘풀뿌리 인권상’을 받았다. 시련을 딛고 서산 시민의 인권의식을 높이기 위해 시민 스스로 발벗고 나선 노력의 결과다.
신춘희 대표는 “꿈틀은 인권에 대해 함께 모여 공부하고, 고민하고, 토론을 하는 작은 모임이다. 아직 단체라고 보긴 어렵지만 시민을 대상으로 인권 교육을 펼치고 인권 공부 소모임도 늘려 시민들의 인권의식을 높이는 데 힘쓰겠다. 지역 내 인권침해 사건에도 적극적으로 연대하고, 머지않아 인권단체로 승화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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