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회의장 등 7명과 미국 방문
홍보 외 성과 없던 작년과 일정 유사
군 “초청받아 홍삼제품 수출 홍보”
홍보 외 성과 없던 작년과 일정 유사
군 “초청받아 홍삼제품 수출 홍보”
전북 진안군수가 올해에도 방문 성과가 미미한 외국 행사에 방문단을 크게 꾸려 참석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북도와 진안군 등의 말을 종합하면, 이항로 진안군수와 이한기 군의회 의장, 배성기 군의원, 군부속실 비서실장을 비롯한 직원 등 8명은 지난 12일부터 오는 23일까지 11박12일 일정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 어바인시 등을 방문하고 있다.
이 군수 일행의 미국 방문 계획 자료에는 방문 목적이 현지에서 제7회 어바인 한인문화축제에 참석해 진안군 홍보관을 운영하고, 진안 특산품인 홍삼제품의 수출 등을 협의하기 위해서라고 나와 있다. 13일에는 캘리포니아주 남쪽에 위치한 오렌지 카운티 한인상공회의소와 홍삼제품 수출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그러나 이 군수는 지난해에도 어바인 한인문화축제에 참석했다. 홍삼제품의 단순한 홍보와 견학 외에는 방문 성과가 없는 상태에서 지난해와 일정도 비슷해 전형적인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군수는 지난해 5월10~20일에도 농특산물 미국 진출과 선진 농업기술 벤치마킹을 위해 어바인시를 방문해 제6회 어바인 한인문화축제 등에 참석했다. 올해 방문 형식과 내용도 지난해와 대동소이하다.
초청 형식이지만 체재비 등 경비는 군에서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군청 직원은 “어바인시와 교류 단계로 아직 자매결연을 맺지 않았다. 성과를 낼 단계가 아니고, 솔직히 엠오유라는 것이 (강제성 없는) 휴짓조각 아니냐”고 말했다.
특히 군수가 자신의 비서실장까지 대동하고 방문단을 꾸려 10일이 넘도록 장기간 자리를 비우는 것은 다른 시·군에는 없는 드문 사례다. 행정자치부는 2009년 ‘지방자치단체 공무국외여행규칙’을 마련해 국외여행 때 최소 경비·인원과 최단기간을 지키도록 했다. 더욱이 이번 방문에는 후반부 5일간 일정이 그랜드캐니언, 라스베이거스, 후버댐, 자연사박물관, 그리피스공원 등 관광지가 포함돼 외유성으로 변질했다는 목소리도 있다.
진안군은 이에 대해 “미국 어바인시의 2년 연속 초청으로 방문이 이뤄졌다. 홍삼특구로 전국 생산량의 10%가 넘는 진안군 인삼 재배농가의 판로 확보와 홍삼제품 수출을 위해 외국 홍보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어바인시는 캘리포니아주 남쪽 오렌지 카운티 안에 있는 도시로 2012년 호남 출신 최석호(미국이름 스티븐 최)씨가 시장으로 당선돼 재임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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