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대림건설 입찰 포기
“섬 돌 약해…비용 1000억 더 들어”
항공청 “시공사 새로 선정할것”
“섬 돌 약해…비용 1000억 더 들어”
항공청 “시공사 새로 선정할것”
울릉도 주민들이 오랫동안 염원해온 울릉공항 건설이 무산 위기에 놓였다. 공항건설을 맡은 포스코건설과 대림건설이 “울릉도에서 나는 돌은 강도가 약해 육지에서 돌을 가져가야 하므로 운반 비용이 많이 든다”며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면서 입찰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와 부산지방항공청은 2020년까지 5800억원을 들여 경북 울릉군 울릉읍 사동리 앞바다에 공항을 짓기 위해 23만6000여㎡의 바다를 매립하고, 50인승 경비행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너비 30m, 길이 1200m 활주로와 연면적 3500㎡의 여객터미널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다음달까지 1·2공구로 나눠 설계와 시공을 한꺼번에 입찰발주하는 턴키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하기로 했다.
이에 포스코건설과 대림산업이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을 준비해오다가 포스코건설은 지난 13일, 대림산업은 지난 16일 각각 조달청에 입찰포기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체 관계자는 “울릉공항 예정지 인근 가두봉에서 깎아내기로 한 돌의 강도가 기준에 미달해 매립공사에 쓸 수 없다. 돌을 육지에서 가져다 쓴다면 적게는 600억~800억원, 많게는 1000억원의 비용이 더 들 수밖에 없다. 공사비 증액이 없으면 적자가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울릉공항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섬 지역에 건설하는 공항이다. 안전성 확보가 최우선이다. 바다를 메운 활주로의 암반이 탄탄하지 않으면 자칫 활주로 자체가 가라앉을 수도 있다. 체계적인 현장조사와 분석, 공사비, 공사기간 등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지방항공청은 이른 시간 안에 재입찰에 나설 방침이다. 지방항공청 관계자는 “두 건설사가 입찰을 포기했기 때문에 재입찰로 시공사를 새로 선정하겠다. 공항 건설은 예정대로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시공사를 선정하고 필요하면 돌의 강도를 재조사하는 등 대책 마련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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