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 민황이와 만황이 부부가 지난 22일 충남 예산군 황새공원 인공둥지에 태어난 새끼 황새 두 마리를 돌보고 있다. 예산군 제공
지난해 자연방사한 2마리
지난달 예산 황새공원 인공둥지에 알
한달 뒤 새끼 2마리 확인
지난달 예산 황새공원 인공둥지에 알
한달 뒤 새끼 2마리 확인
자연으로 돌아간 황새 부부가 새끼를 얻었다. 우리나라 황새 자연부화의 맥이 끊긴 지 45년 만이다.
충남 예산군은 지난해 자연 방사한 황새 암컷 ‘민황이’와 수컷 ‘만황이’ 부부의 둥지에서 지난 20~22일 새끼 두 마리가 확인됐다고 23일 밝혔다. 황새 부부는 지난달 7일 예산 황새공원의 인공둥지에서 짝짓기한 뒤 같은 달 16일 알 두 개를 낳았고, 한 달 넘게 정성스레 돌봤다. 예산 황새공원 쪽은 “새끼 황새는 10㎝ 안팎이며, 어미가 주는 먹이를 넙죽넙죽 받아먹는 등 건강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예산군은 지난해 9월 황새공원 사육장에서 기르던 황새 수컷 다섯 마리와 암컷 세 마리를 공원 안 생태습지 공간으로 자연 방사했다. 지금 황새공원 안엔 민황·만황 부부 등 세 마리가 자라고 있다. 민황이는 전남 영광을 거쳐 북한 황해도 일대를 돌아다니다가 지난달 초 황새공원으로 돌아와 만황이와 상봉했다. 방사된 황새에 달린 지피에스(GPS)를 보면, 다른 황새 네 마리는 지금 전남과 충남 일대를 돌아다니고 있고, 나머지 한 마리(산황이)는 지난해 11월 일본 가고시마현 공항 근처에서 원인 모를 이유로 숨졌다.
천연기념물인 황새는 광복 전까지 황해도와 충북도에서 흔히 살던 텃새였다. 하지만 한국전쟁과 1960년대를 거치며 거의 자취를 감췄다. 충북 음성군 생극면에 유일하게 남아 있던 황새 한 쌍 가운데 수컷이 1971년 4월 밀렵꾼의 총탄에 맞아 죽고, 나머지 암컷도 1994년 농약에 중독돼 숨지면서 우리나라 황새는 멸종됐다.
1996년 한국교원대 한국황새복원연구센터는 황새 복원에 뛰어들었다. 러시아 아무르강 유역에 살던 새끼 황새 암수 한 쌍을 들여와 3년 만에 인공부화에 성공했다. 이후 개체를 늘려 2013년 황새 60마리를 예산 황새공원 안에 마련된 사육장으로 옮길 수 있었다. 예산군은 2009년 문화재청 황새마을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예산군 광시면 대리 13만5669㎡에 ‘황새공원’을 만들었다. 지금 황새공원은 사육장에서 황새 75마리를 키우고 있다. 공원은 앞으로 거점마다 간이 계류장을 만들어 현지 적응훈련을 시킨 뒤 단계적으로 방사해 야생 황새 개체수를 늘려갈 참이다.
남형규 예산 황새공원 연구원은 “부모 황새도 아직 자연에 적응하는 단계인 만큼 당분간 적절히 먹이를 주면서 상태를 관찰할 참이다. 황새는 매우 독립적이고 예민한 새라 자연번식에 성공하려면 최대한 인간과의 접촉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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