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기관과 지원 업무협약
매달 10만원·건강검진 지원
매달 10만원·건강검진 지원
전북 전주시 완산동에 혼자 사는 홍아무개(89) 할머니는 폐지 수거로 생활비를 번다. 날마다 3000~4000원씩을 벌기 위해 새벽부터 폐지를 모아 집 앞에다 쌓아놓고 저녁에 근처 고물상에 가져다준다. 한달간 10만원 안팎을 번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홍 할머니는 부양 능력이 있는 자식이 있어 기초생활수급자 대상도 못 된다. 하지만 전주시의 주선으로 매달 10만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전주시가 폐지를 수거하며 어렵게 생활하는 어르신들에게 생계지원과 건강관리에 나섰다. 시는 농협은행 전주·완주시군지부, 한국금융공사 전북지사, 온누리연합내과, 한국건강관리협회 전북지부와 폐지수거 어르신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전주시 관내에는 폐지를 모아 생활하는 노인이 230명 있다. 시는 우선 고령자이며 형편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17명을 선정해 이달부터 매월 10만원씩 10개월 동안 지원하기로 했다. 농협은행 등 3개 기관이 후원한 금액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정 기탁하고, 앞으로 지원 가구와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시는 기초생활수급자 58명을 제외한 170여명의 생계비를 앞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또 시는 어르신들이 눈에 잘 띄도록 형광조끼와 모자를 다음달 지급하기로 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전북지사는 건강이 취약한 폐지수거 어른 40명에게 자기공명영상(MRI) 장치 등 정밀검사를 동반한 건강검진 지원을 약속했다. 시는 지난 2월 폐지수거 어르신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44.7%가 폐지수거 유지를 원했고, 31.7%가 노인일자리를 희망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새벽부터 시작하는 폐지 수집은 노동강도가 세고 교통사고에 늘 노출돼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여러 주체들이 함께 마음을 모아 지역사회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은 노인보행자 교통사고가 2011년 486건, 2012년 500건, 2013년 524건, 2014년 570건, 2015년 585건 등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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