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전 이사장·납품업자 등 기소
전국에 5곳의 백병원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인제학원이 병원 운영, 의약품 납품, 직원채용 등에 폭넓은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부산지검 특수부(부장 임관혁)는 30일 의약품 등 납품업체 대표 박아무개(60)씨와 짜고 부산의 한 백병원 장례식장 시설운영자금 등 수십억원을 빼돌린 혐의(횡령 등)로 백아무개(89) 인제학원 전 이사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같은 혐의로 납품업자 박씨는 구속 기소하고, 박씨한테 돈을 건네고 백병원 장례식장 운영권 등을 받은 혐의(배임증재)로 입점업자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백 전 이사장은 박씨와 짜고 2010년 8월 부산 해운대백병원 장례식장 시설운영자금 30억원을 주식 구입 등에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2007년 6월부터 2014년 8월까지 백병원 안에 들어온 입점업체들한테 운영권을 주는 대가로 10억여원을 받아챙긴 혐의도 사고 있다. 박씨는 입점업체들한테 따로 3억원을 받아 챙기고, 백 전 이사장의 주식배당금 2억원을 마음대로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ㅁ제약업체의 의약품을 처방해주고 그 대가로 의약품 판매대행업자 송아무개(49)씨한테서 2010년 3월부터 지난 4월까지 1억2300여만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해운대백병원 의사 주아무개(52)씨를 구속 기소했다. 송씨와 ㅁ제약업체 간부 양아무개(43)씨는 배임수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밖에 검찰은 지난 3월께 백병원의 행정직 신입직원 채용 과정에서 미리 시험문제와 답을 빼돌려 딸한테 알려준 혐의(업무방해)로 백병원 부원장 백아무개(51)씨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백씨의 딸은 최종면접 대상자 12명 가운데 11등이었지만, 백씨가 건넨 답안을 외워 최종면접에서 3등으로 상승하면서 직원으로 채용됐다.
검찰은 인제학원의 비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부산의 의약품·의료기기 납품업체와 대형 병원이 리베이트를 수수한 정황을 포착하고 계속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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