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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정원서 재즈·패션쇼 남대문 등 도심풍경은 ‘덤’

등록 2005-10-26 21:55수정 2005-10-26 21:55

신세계백화점 11층 옥상정원 스카이파크는 한낮이면 휴식을 겸한 점심을 먹으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신세계백화점 11층 옥상정원 스카이파크는 한낮이면 휴식을 겸한 점심을 먹으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도시와생활] 신세계 ’스카이파크’

땅위에서 올려다보는 고층 건물은 무뚝뚝한 표정일 때가 많다. 때로는 1층 출입구 앞에 작은 만남의 광장이나 의자를 두어 쉼터를 만들기도 하고 지하층을 고급스런 정원으로 만들어 햇볕이 스며들게도 하지만 고층빌딩의 고압적인 인상을 지우기는 역부족이다.

이처럼 평소엔 쳐다보기만 하던 고층건물들을 발아래 또는 눈높이에서 바라보고 싶다면? 이 가을 모처럼 파란 하늘 아래 툭 트인 전망을 견주며 눈을 식히고 싶다면? 누군가 묻는다면 옥상에 올라가라고 권하고 싶다.

지난 8월 개장한 서울 중구 충무로1가 신세계백화점 옥상정원 ‘스카이파크’에선 복잡한 남대문로·을지로 일대 도심이 한눈에 들어온다. 400평 남짓한 이 정원은 바로 아래층인 11층의 푸드코트와 연계해 직장인이나 쇼핑객들이 바람을 쐬며 가볍게 점심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든 곳이다(물론 밥이나 커피를 꼭 사먹어야 하는 건 아니다. 그냥 앉아 있어도 된다).

스카이파크 입구에 서면 잘생긴 소나무가 방문객을 맞는다. 떠들썩한 분위기가 좋으면 왼편, 고즈넉이 쉬고 싶다면 오른편을 택하면 된다. 정원 왼쪽에선 분수가 쉼없이 솟아오르고 벽천에선 물이 좔좔 흘러내린다. 기다란 분수대 위로는 다리를 걸쳐놓았는데 이 다리를 이용해 간단한 패션쇼도 벌일 수 있게 돼 있다. 작은 무대에선 오후 1시·6시 두차례에 걸쳐 재즈 아티스트들이 연주회를 벌인다. 반면 정원 오른쪽은 담쟁이가 막 올라가기 시작한 그늘시렁이 길쭉하게 늘어서있고 작은 습지가 마련돼 있다.

상업공간의 옥상이라서 그런지, 백화점은 작은 공간도 알뜰살뜰 잘도 이용한다. 한쪽에선 꽃을 전시해놓고 또 한켠에선 꽃사진을 잘 찍은 사람에게 경품을 주는 디지털카메라 행사도 벌어진다. 한적한 느낌이라기보다는 물건을 기분좋게 더 많이 살 수 있도록 흥을 돋우고 띄우는 분위기다.

백화점이 옥상정원을 아름답게 가꾸는 것은 다분히 상업적인 이유 때문이지만 이는 꽤 역사가 오래된 마케팅기법이다. 20세기 들어 서양의 백화점들은 너도나도 옥상정원을 차렸는데, 이중 조경사에 기록이 될만한 곳은 1938년 문을 연 런던의 데리톰스 백화점 6층의 옥상정원이었다. 해마다 봄이면 왕족 또는 고위층이 자선파티를 주최해 영국 사교계의 중심지가 된 곳이다. 이 정원은 유료였는데도 찾는 이가 많아 백화점 매출 증가에 꽤 도움이 됐다고 전한다.

스카이파크는 공짜지만, 이곳에서 맛있게 먹고 잘 쉬고나면 다시 한번 매장을 둘러볼 의욕이 불끈 솟아오를 것 같다. 그래도 그 상술이 밉지는 않다.


글·사진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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