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년제 국공립대 가운데 유일하게 교직원 직접투표를 통해 선출된 전호환 부산대 총장 취임식이 선출된 지 여섯달 만에 열렸다.
부산대는 9일 부산 금정구 장전동캠퍼스 10·16기념관에서 서병수 부산시장과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조성제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허향진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제주대 총장)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대 총장 전호환 박사 취임식’을 열었다.
전 총장은 취임사에서 “1946년 5월 시민의 헌금으로 설립되어 올해 개교 70주년을 맞은 부산대를 지속적인 변화와 개혁을 통해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대학, 학생의 미래가 있는 대학으로 만들겠다. 지역 발전을 선도해온 ‘부산의 톱 브랜드’에 안주하지 않고 통일한국시대를 준비하는 글로벌 국립대학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전 총장의 임기는 2020년 5월11일까지다. 전 총장은 지난해 11월 부산대 전체 정규직 교수와 직원·학생대표가 참여하는 직선 총장선거에서 1위로 뽑혔으나 간선제를 고수하는 교육부가 대통령에게 임명 요청을 지연시키면서 지난달 12일 뒤늦게 임명장을 받았다.
교육부는 “전 총장이 임명됐지만 해마다 공모심사 형식으로 지급하고 있는 각종 재정은 지원하지 않겠다”며, 지난해 부산대에 대학특성화사업비 48억2500만원과 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사업비 22억97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가 직선 총장 선출 뒤 각각 7억2375만원과 11억4850만원을 삭감했다. 이에 부산대 전체 정규직 교수 1200여명은 1월치 급여 120여만원씩을 반납했다. 부산대 민주동문회도 모금운동을 벌여 지난달 31일 186명이 낸 후원금 1500만원을 전달하며 모교에 힘을 실어줬다.
부산대는 1987년 6월항쟁 이후 총장 직선제를 시행했으나 교육부의 재정지원 중단 압박에 밀려 간선제로 돌아섰다가 지난해 8월 고현철 국문학과 교수가 직선제 사수를 요구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다시 직선제로 전환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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