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때 상륙작전 기념 4년간 공사
작년 태풍에 배 부서져 완공 지연
도의원 “군 관리부실…책임 추궁”
작년 태풍에 배 부서져 완공 지연
도의원 “군 관리부실…책임 추궁”
경북 영덕군이 320여억원을 들여 추진한 ‘문산호’ 복원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문산호 복원사업은 한국전쟁 때 인천상륙작전과 함께 양동작전으로 펼쳐졌던 영덕 장사상륙작전을 기념하기 위해, 당시 참전했던 배를 똑같은 모습으로 복원한 뒤 안에 관련 전시관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김희수 경북도의원(포항·새누리당)은 9일 “영덕군이 도비 77억원을 포함한 예산 324억원을 들여 문산호 복원사업을 폈지만, 관리 부실로 사업이 좌초될 형편에 놓였다”고 밝혔다. 그는 “10일 열리는 도의회 임시회의에서 도정질문을 통해 구체적인 원인을 밝혀내고 사업자 선정 등 과정에서 관리·감독을 허술히 한 관련 공무원들의 책임을 추궁하겠다”고 말했다.
영덕군은 2012년 말 324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길이 90m, 너비 30m, 높이 26m 크기의 2000t급 문산호 복원공사를 시작했지만 4년이 지나도록 준공하지 못하고 있다. 공사가 끝나갈 무렵인 지난해 여름철 태풍과 너울성 파도가 덮치면서 배 뒷부분이 휘어져 애초 계획보다 복원이 1년 이상 늦어지고 있다.
영덕군 쪽은 “배의 동남쪽에는 82억원을 들여 길이 90m 방파제를 만들었지만 북동쪽에는 방파제가 없어 파도가 덮치면서 피해가 커졌다”고 말했다. 복원사업을 추진해온 문성규 영덕군 시설관리사업소장은 “국비와 도비 등 100억원을 마련해 북동쪽 해안에 방파제를 건설하려 한다. 내년쯤 돼야 완공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북도 감사 결과, 300억원이 넘는 공사를 감독하는 공무원이 기술직이 아닌 행정직으로 임명돼 부실 원인이 됐으며, 사전에 충분한 예산 확보와 계획도 없이 졸속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바람에 곳곳에서 문제가 불거진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세계 최강의 조선대국에서 300억원 넘는 돈을 들여 만든 배가 파도 한번 쳤다고 부서졌다는 게 도저히 납득이 안 된다. 김관용 도지사를 상대로 원인이 무엇인지,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향후 대책을 철저히 추궁하겠다”고 밝혔다.
신은숙 경북도 사회복지과장은 “영덕군에서 사전에 준비가 부족한 탓에 예산도 추가로 들어갔고, 시간도 더 걸린 것으로 본다. 영덕군이 방파제 예산을 요청해오면 주지 않을 수 없다. 이미 투입된 예산 300억원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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