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서면 주민, ‘대청봉면’으로 변경 추진
설악산 대청봉이 있는 강원 양양 서면 주민들이 마을 행정구역 명칭을 ‘대청봉면’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대관령면’, ‘한반도면, ‘김삿갓면’ 등 강원도 곳곳에서 마을 이름 바꾸기가 한창이다.
양양군은 설악산 대청봉이 있는 서면의 행정구역 명칭을 ‘대청봉면’으로 바꾸는 조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도나 각 시·군 등 지방자치단체의 명칭과 구역의 변경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지자체에 속한 읍면동의 명칭은 자체 조례 개정만으로 변경이 가능하다.
앞서 주민들은 ‘서면’이란 명칭이 지역의 이미지나 역사성, 정체성 등을 반영하지 못한 채 방위적 개념만 담고 있다며 군에 명칭 변경을 요구했다.
서면주민자치위원회가 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주민 75%가 명칭 변경을 바랐으며, 대청봉면(86.8%)과 남설악면(5.8%), 오색령면(5.6%) 등의 후보 가운데 ‘대청봉면’을 원하는 주민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양양 서면뿐 아니라 2018평창겨울올림픽이 열리는 평창은 도암면을 ‘대관령면’으로, 영월은 서면을 ‘한반도면’, 하동면은 ‘김삿갓면’으로 각각 바꿨다. 경북 고령군은 고령읍을 ‘대가야읍’으로, 울진군도 서면을 ‘금강송면’, 원남면을 ‘매화면’으로 바꾸는 등 전국적으로 마을 이름을 지역 특색을 살린 이름으로 바꾸는 붐이 일고 있다.
김현수 서면주민자치위원장은 “설악산 대청봉의 주소가 ‘서면 오색리 산1번지’로 돼 있다. 지역을 대표하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대청봉을 쓰면 마을 홍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수 양양군청 자치지원계 주무관은 “경북 영주시가 단산면을 ‘소백산면’으로 바꾸려다 충북 단양군과 갈등을 빚어 중앙분쟁조정위원회까지 간 사례가 있다. 주민들이 원하고 있는 만큼 추진하겠지만 설악산을 공유하고 있는 인근 시·군의 분위기를 살필 수 밖에 없다. 다른 시·군의 추진 사례를 본보기삼아 7~8월 의회에 상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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