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잃은 노동자들, “회사의 잘못으로 하루 아침에 직장 잃어” 분통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불매운동의 대상이 된 옥시레킷벤키저가 경영난을 이유로 국내 직영 생산공장 노동자 20여명을 해고했다.
영국계 회사인 옥시는 서울에 본사를 두고 전북 익산2공단에 직영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운영하는 공장 외에 직영공장은 국내에서 이곳이 유일하다.
최근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으로 매출이 급격히 줄어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자 옥시는 이 공장의 비정규직 직원과 협력업체 직원 등 20여명을 지난달말로 권고사직시켰다. 직장을 잃은 노동자들은 “회사의 잘못으로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게 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해 2년 계약직으로 이 공장에 입사한 ㄱ씨는 “아직 계약기간이 1년 넘게 남았는데 회사를 그만뒀다. 회사 쪽은 경영사정이 어려워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가습기살균제 사건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일을 그만둬야 할지는 몰랐다. 회사의 잘못을 우리가 고스란히 떠안는 꼴이 됐다”고 말했다.
회사 쪽은 계약기간이 남은 노동자에 한해서만 한달치 임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회사 쪽은 본사에서 내려온 지침이기 때문에 공장에서 답변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문제가 된 옥시 가습기 살균제는 경기도의 한 화학공장에서 오이엠(OEM) 방식으로 생산됐고, 1994년에 완공된 익산공장에서는 옥시크린, 물먹는 하마, 파워크린 등 옥시 제품을 만들었다. 익산공장에서는 직원과 협력협체 직원 등 200명이 넘게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장은 13~17일 동안 임시휴업이라, 외부와 통화도 잘 연결되지 않는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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