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금호강에 큰빗이끼벌레가 나타났다.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이 벌레는 수중보 때문에 물 흐름이 느려지면서 모습을 드러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낙동강에 이어 지류인 금호강에서도 ‘큰빗이끼벌레’가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7일부터 대구 동구 아양교 주변 금호강에서 큰빗이끼벌레가 서식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큰빗이끼벌레는 물 흐름이 느린 강, 저수지 등에서 나타나는 이끼 모습을 띤 생물이다. 물고기 산란처와 서식처를 잠식해 물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환경연합은 “이끼벌레가 한꺼번에 죽으면서 물속 용존산소를 소진해 물고기 폐사 등 수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대구환경연합은 아양교에서 1㎞ 하류에 있는 수중보 때문에 물 흐름이 느려져 큰빗이끼벌레가 서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수중보가 없는 동구 율하동 부근은 버드나무 숲이 잘 발달해 있어 자연하천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반야월습지’로 불리는 이곳은 맑은 물이 흘러가고 각종 새들이 돌아오면서 생태계가 되살아났다.
정수근 대구환경연합 사무처장은 “금호강 구간에서 유독 아양교 부근에만 수중보가 있어 물이 잘 흐르지 않는 탓에 큰빗이끼벌레가 나타났다. 수중보의 필요성을 확인해 용도가 사라진 보라면 과감히 터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