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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예지중고 사태 악화…뒷짐진 교육청 책임론 커져

등록 2016-06-21 17:08수정 2016-06-21 17:08

21일 오전 대전예지중고 정상화추진위 성명 발표하고 삭발 감행
“이사장 겸 학교장의 비상식적인 갑질로 시작된 예지사태는
무능한 예지재단 이사회와 이를 수수방관한 설동호교육감이 빚어 놓은 결과물”

대전예지중·고 교사와 학생들이 21일 예지중·고 4층 강당에서 비리재단 이사진 사퇴를 요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최예린 기자
대전예지중·고 교사와 학생들이 21일 예지중·고 4층 강당에서 비리재단 이사진 사퇴를 요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최예린 기자

이사장 겸 교장의 ‘갑질 논란’으로 불거진 대전예지중·고 파행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만학도 등을 위한 평생교육기관인 예지중·고 학생들은 6일째 수업을 거부하고 있으며, 전·현직 교사들은 삭발까지하며 이사진 해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대전시교육청이 사태의 본질을 외면해 파행이 장기화됐다며 비판했다.

예지중·고 재학생들과 전·현직 교사로 꾸려진 예지·중고정상화추진위원회는 21일 학교 강당에서 학생 500여명의 참석 속에 기자회견을 열어 “비리 재단 이사진 전원은 물러나고, 설동호 대전교육감은 책임지고 사태를 해결하라”고 밝혔다. 이어 전·현직 교사 8명과 학생 1명이 이사진 사퇴를 촉구하며 삭발했다.

정상화 추진위는 “박아무개 전 이사장 겸 교장(현 이사)이 지난해 학교 재정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교사들에게 돈을 요구하면서 사태가 시작됐다. 박 이사는 교직원들에게 이른바 ‘십일조 상납’과 학교 발전을 명목으로 수천만원씩의 기금 마련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대전시교육청은 지난 1월 이런 내용의 진정을 접수 받고 예지재단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교육청은 지난 2월18일 예지중·고 사태의 핵심인 강제 기금 마련과 떡값 요구 의혹은 사실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서둘러 발표하고, 추가 진상조사나 경찰 수사 의뢰 등의 조처를 하지 않았다. 다만 예지재단 운영소득 가운데 70% 이상을 재단 목적사업비(장학금 지급 등)로 편성하지 않고 제대로 집행하지 않은 사실을 적발해 이사 7명 등에게 경고 처분만 내렸다.

박 이사는 교육청의 감사결과 발표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이사장직과 교장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으나, 재단 이사직은 유지하고 있다. 지난 2월27일 정상화 추진위와 재단 쪽은 ‘대전 예지중·고 다수 민원 해결을 위한 합의서’에 서명하고 이사회에 시교육청과 교직원이 추천한 4명을 포함시키기로 했지만, 박 이사 쪽 인사로 이사회가 꾸려졌다. 재단 쪽은 합의서는 법적 효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예지중·고 교사와 학생들은 “박 이사가 여전히 학교 안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교육청의 태도도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삭발에 동참한 오혁수(41·전 교사) 정상화추진위원은 “설 교육감이 사태 해결에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비리 재단 이사들이 자진 사퇴하길 기다릴 것이 아니라 교육청이 나서 공익법인법에 따라 임원 승인을 취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사진이 모두 물러날 때까지 지난 16일부터 시작한 수업거부를 이어갈 방침이다. 재학생 고정숙(62)씨는 “예지중·고는 못배운 한을 풀고 자존감을 회복하는 곳이어서 지역의 만학도들에게 꼭 필요하다. 우리의 힘으로 학교를 꼭 지켜 내겠다”고 밝혔다.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공익법인법은 공익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정도의 현저한 부정행위가 있을 때만 임원 승인을 취소할 수 있다. 현재 예지중·고 상황은 이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 교직원들이 박씨에게 강제로 대출을 받아 돈을 줬다는 내용은 감사에서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논의 대상이 아니다. 떡값 부분은 금시 초문이다”고 해명했다. 글·사진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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