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동안 길거리 공연에 나서 모금한 돈 1억4천만원으로 난치병어린이들을 도와온 ‘노래하는 좋은 사람들’의 멤버 8명이 공연하고 있다. 노래하는 좋은 사람들 제공
“아무런 보상이나 대가도 바라지 않습니다. 오직 음악을 통해서 아픈 아이들이 완쾌됐으면 하는 마음뿐입니다.”
길거리 공연으로 난치병 어린이들을 도와온 ‘노래하는 좋은 사람들’이 오는 25일 경북 포항시 연일읍 자명리 야외식당에서 600회 길거리 공연을 연다. 이날 오후 6시부터 <두바퀴로 가는 자동차>,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기다리는 아픔> 등 대중가요를 들려주고, 즉석에서 신청곡도 받는다. 이 노래모임의 권성호(49·포항시청 공무원) 회장은 “그동안 600회까지 계속될 동안 도와주시고, 후원금도 보내주신 분들을 모시고 간단한 식사와 차를 대접하면서 음악을 들려드릴려고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노래하는 좋은 사람들’은 2002년에 결성됐다. 포항에서 난치병의 일종인 ‘오타반점’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한테 치료비 2천만원을 모아 수술비를 마련해주려고 공연을 시작했다. 동네에서 식당을 하는 박현남(보컬)씨, 학원 원장인 김호철(기타)씨, 건축 설비일을 나가는 김종호(음향)씨 등 음악을 좋아하는 마을 청년 8명이 멤버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모두 평일에는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토요일과 일요일을 이용해 포항뿐만 아니라 인근 경주, 영덕, 울진, 때로는 멀리 춘천, 제주, 서울까지도 출장을 나갔다. 그렇게해서 15년동안 600차례나 공연을 벌였으며, 즉석에서 모금한 돈 1억4천만원으로 난치병 어린이 55명한테 수술비를 대줬다. “당시 청년이었던 멤버들은 벌써 40대 후반에 접어들었습니다. 첫 공연으로 모금을 해서 수술비를 대줬던 오타반점을 앓던 5살짜리 꼬마는 지금은 수술을 끝내고 건강한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이 됐습니다.”
노래하는 좋은 사람들은 지난해 6월부터는 라오스 어린이들에게 교실을 지어주기 위해 모금 콘서트를 열고 있다. “라오스 방비엥의 가난한 어린이들이 교실이 없어 공부를 하지 못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내년 10월까지 공연을 해서 2천만원을 모금해 교실 2칸을 지은 뒤 다시 난치병어린이들한테로 돌아갈 것입니다.”
보컬 박현남(48)씨는 “아직도 난치병을 앓고 있지만 돈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주변에 너무 많다. 이들한테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힘들어한다. 언제까지가 될지는 모르지만 힘닿는데 까지 난치병 어린이들을 돕겠다”고 말했다. (054)275-0711.
대구/구대선 기자
sunn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