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양에서 선상 살인 사건이 발생한 참치잡이 원양어선 광현 803호가 영국 자치령 세이셸 군도의 빅토리아항에 접안하고 있다. 부산해양경비안전서 제공
부산해양경비안전서가 인도양을 운항하던 참치잡이 원양어선에서 발생한 살인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부산해경은 24일 “파견 수사팀이 현지 경찰과 함께 이날 새벽 3시53분께 영국 자치령 세이셸 군도의 빅토리아항에 입항한 ‘광현 803호’에 진입했다. 선장과 기관장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베트남 선원 피의자 2명의 신병을 확보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부산해경은 피의자 2명의 기초 수사를 마친 뒤 이날 항공편을 통해 국내로 압송하려고 했지만, 중간 경유 국가인 아랍에미리트에서 살인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2명의 입국을 금지했다. 이에 따라 부산해경은 27일께 피의자들을 국내로 압송할 예정이다.
광현호가 빅토리아항에 입항할 때 우려됐던 피의자들의 탈출 시도 등 돌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들은 구인 과정에서 저항하지 않고 수사팀에 순순히 협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배 안 선실에서 현지 경찰의 감시를 받고 있다. 나머지 선원들은 모두 무사한 상태이다.
수사팀은 항해사 이아무개(50)씨 등 나머지 선원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사건 당시 정황과 공범 여부 등 참고인 조사를 하고 있다. 또, 선장 양아무개(43)씨의 주검이 발견된 조타실과 기관장 강아무개(42)씨의 주검이 발견된 기관장 선실 등 선박 전체의 현장 감식을 진행했다.
수사팀은 배 냉동실에 안치된 선장 양아무개(43)씨와 기관장 강아무개(42)씨의 주검을 현지 병원으로 옮겨 검안할 예정이다. 주검 운구는 유족, 주에티오피아 대사관 영사, 선사 관계자 등과 함께 협의 중이다.
지난 20일 새벽1시58분께 세이셸 군도 근처 바다를 운항하던 광현호의 선장 양씨와 기관장 강씨가 베트남인 선원 2명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이 원양어선에는 한국인 선원 3명과 베트남 선원 7명, 인도네시아 선원 8명이 승선했다.
부산/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