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고성군 간성읍 흘리 주민 등이 `폭설 안심마을' 준공식을 하고 있다. 고성군 제공
겨울철 폭설로 일주일씩 고립되기 일쑤인 강원 동해안 최북단 고성에 ‘폭설 안심마을’이 생겼다. 고성군은 28일 오전 11시 간성읍 흘리 안심회관에서 ‘폭설 안심마을 준공식’을 했다. 안심마을 준공으로 주민들은 마을이 고립돼도 자체적으로 응급환자 치료와 난방, 제설 등을 하며 길이 뚫릴 때까지 생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군은 지난해 9월부터 3억원(국비 50%)을 들여 흘리에 안심회관을 건립했다. 109.91㎡ 규모인 안심회관은 경사 지붕에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폭설시 주민들이 모여 거주하는 핵심 공간이다. 주민들이 살고 있는 주택은 상당수가 낡아 폭설 무게 때문에 무너질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안심회관에는 심장박동기와 심폐소생기기, 산소마스크 등 응급의료기기 14종이 비치됐으며, 주민들이 응급처치 교육을 받아 응급 환자 발생시 자체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난방 등에 필요한 에너지는 지열시스템(17.5㎾)을 통해 외부에서 기름 공급이 끊겨도 겨울철 난방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태양광 발전기(3㎾)도 설치돼 필요한 전기는 자체적으로 생산해 쓸 수 있다.
눈이 그치면 자체적으로 마을 안길의 눈을 치울 수 있도록 소형 제설기 2대와 응급 상황시 눈길을 달리 수 있는 스노우모빌도 있다.
국내 첫 스키장인 고성 알프스스키장 인근에 위치한 흘리 마을은 국도 7호선과 2.3㎞ 떨어져 있어 폭설로 마을이 자주 고립됐으며, 정전으로 고령자인 주민 대부분이 추위 등의 불편을 겪어야 했다.
안수용 고성군청 환경기획팀 주무관은 “흘리 같은 기후변화 취약지역의 주민들이 폭설 등의 피해를 보지 않도록 예방 사업을 시범 시행하게 됐다. 앞으로 다른 취약지역에도 안심마을이 조성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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