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지역 행정구역 개명 유행 속 부작용 속출

등록 2016-06-29 16:43

강원 양양 ‘대청봉면 변경, 인제·속초 ‘반대’
경북 영주·충북 단양도 ‘소백산면’ 개명 놓고 분쟁 중
경남 함양은 인근 지자체 반대로 ‘지리산면’ 변경 포기
“대관령면, 한반도면, 김삿갓면, 호미곶면, 매화면, 금강송면…”

전국 곳곳에서 읍·면·동 단위 행정구역 개명 바람이 불고 있다. 특화된 이미지를 앞세워 홍보 효과를 높이고,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려는 뜻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주변 지자체와 갈등도 적잖다.

강원 인제군의회는 29일 임시회를 열어 ‘양양군 서면의 대청봉면 명칭 변경에 따른 규탄 성명서’를 채택했다. 양양군이 ‘서면’의 행정구역 이름을 ‘대청봉면’으로 바꾸려고 조례 개정을 추진하자 설악산(대청봉)을 중심으로 인접한 인제가 반기를 든 것이다. 군의회는 성명에서 “대청봉면으로 명칭을 바꾸는 것은 속초와 고성, 양양, 인제 등 설악권 4개 시·군이 지금껏 추진해온 공조체제를 위협하는 심각한 조처다. 설악산의 주봉인 대청봉은 옛부터 속초·양양·인제가 공동 점유하고 있으며, 양양이 대청봉을 독점하기 위해 파렴치한 행각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속초도 ‘뿔’이 났다. 윤광훈 속초시번영회장은 “지리적으로 속초·양양·인제가 함께 공유하고 있는 대청봉을 특정 면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대청봉을 특정 지역의 명칭으로 사용하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웃 사촌인 경북 영주시와 충북 단양군도 명칭 변경 탓에 법정까지 가는 등 4년째 ‘소백산’ 분쟁을 벌이고 있다. 영주가 2012년 조례를 개정해 단산면을 ‘소백산면’으로 바꾸려고 하자 단양은 절대 불가 태도를 보이고 있다. 같은 해 6월 중앙분쟁조정위원회도 단양 쪽의 손을 들어줘 영주 단산면의 개명이 무산되는 듯 했지만 영주 쪽은 개명 미련을 버리지 않고 대법원에 재심을 청구한 상태다. 영주와 단양은 지난 23일 대법원에서 서로의 입장을 주장하는 변론을 하기도 했다. 신상균 단양군 행정팀장은 “소백산은 영주시가 독점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소백산은 단양의 상징인 동시의 모두의 공유물이어서 영주시의 명칭 변경 추진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남 함양군도 2012년 함양군 ‘마천면’ 이름을 ‘지리산면’으로 바꾸려다 경남 산청·하동, 전북 남원, 전남 구례 등 지리산권 지자체의 반발에 부닥쳐 포기했다. 이들 지자체는 “지라산은 특정 면의 이름으로 귀속할 수 없는 민족의 영산이자, 지리산 인접 시·군들의 공동 자산”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하지만 잡음없는 개명으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곳도 있다. 지난 해 4월 경북 울진군은 서면과 원남면 명칭을 각각 ‘금강송면’과 ‘매화면’으로 바꿨다. 유명 관광지인 금강송 군락지와 매화나무 단지를 부각시켰다. 경북 고령군은 고령읍을 ‘대가야읍’으로 바꿨으며, 경북 포항은 대보면을 해맞이로 알려진 ‘호미곶면’으로 개명했다. 강원 영월군은 한반도 지형으로 유명세를 탄 서면을 ‘한반도면’으로, 김삿갓의 묘와 생가가 있는 하동면을 ‘김삿갓면’으로 바꾸면서 홍보 효과를 높였다.

남승모 영월군청 자치행정과 주무관은 “행정구역 명칭을 특색있게 바꾼 뒤 지역 브랜드 가치가 높아져 축제를 하거나 농특산물을 판매할 때도 큰 도움이 된다. 주민들도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혁·최상원·오윤주·김일우 기자 ps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