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요청 1시간43분 만에 도착
산소 공급기 작동 안 해
중앙119구조본부 “연결 기기 결함”
산소 공급기 작동 안 해
중앙119구조본부 “연결 기기 결함”
중환자를 이송하는 119소방헬기 산소 공급 장치가 고장 나 10살 어린이가 의식불명 상태까지 간 사실이 드러났다.
이런 사실은 전북 군산의 고아무개씨가 전북도 누리집에 “병원과 119의 의료과실을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18일 전북도소방본부와 게재글 등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7일 전북의 대학병원에서 서울의 ㅅ병원으로 ㄱ(10)양을 이송하기 위해 지원된 중앙119구조본부 소방헬기가 산소 공급 연결기기 결함으로 ㄱ양에게 산소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했다. 이날 오후 1시3분께 ㄱ양은 대학병원서 나와 서울로 가기 위해 산소통이 장착된 이동식 침대에 눕혀 헬리포트로 옮겨졌다. 산소마스크를 착용했으나 부모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상태였다.
해당 병원은 앞서 오전 11시46분에 전북소방본부에 헬기 요청을 했고, 오후 1시29분 병동과 100여m 떨어진 헬리포트에 도착했다. 요청 1시간43분 만이다. 그동안 이동식 침대에 달린 산소통의 산소가 바닥났다. 의료진은 급하게 수동식 산소 공급기를 가동했고 소방헬기로 환자를 옮겼다. 그러나 소방헬기의 산소 공급기가 작동하지 않았다. 10여분이 더 지체됐고 산소 공급이 끊긴 ㄱ양은 입술이 파래지며 상태가 악화됐다.
결국 헬기 이송을 포기하고 ㄱ양은 다시 응급실로 옮겨졌다. 이 과정에서 ㄱ양은 자가호흡이 불가능해 인공호흡기를 호흡기 안에 삽관하고 의식도 없는 상태에 빠졌다. ㄱ양의 부모는 다음날인 8일에야 구급차를 이용해 서울로 딸을 옮겼다.
어머니 고아무개씨는 “폐부종에 맹장 소견까지 있어 서울로 옮기려 했는데 어떻게 중환자를 이송하는 헬기의 산소통이 바닥날 수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ㄱ양은 현재 의식은 깨었지만 오락가락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전북소방본부의 소방헬기는 정기점검을 위해 경기 김포에 입고된 상태여서, 중앙소방본부의 소방헬기가 지원됐다. 중앙119구조본부 관계자는 “헬기 내 산소통에는 6시간의 산소가 있었으나 연결기기 결함으로 10여분간 연결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북 해당 병원은 “소방헬기 연결기기에서 응급상황이 발생해 다시 응급실로 되돌아 온 것”이라고 밝혔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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