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정읍시, 관내 공공기관 근무 남녀 미팅 주선
11년 전 무너진 ‘인구 15만명’ 회복하려
11년 전 무너진 ‘인구 15만명’ 회복하려
전북 정읍시가 인구를 늘리려고 관내 공공기관의 미혼 남녀들에게 미팅을 주선해 눈길을 끈다.
정읍시는 최근 부안의 한 리조트에서 1박2일로 ‘심통방통, 내짝을 찾아라’ 행사를 열었다고 19일 밝혔다. 짝을 찾지 못하고 있는 미혼남녀에게 만남 기회를 제공해, 만혼을 예방하고 결혼을 통해 저출산을 극복하겠다는 취지다. 인구수를 늘리려는 목적인 셈이다.
이 행사에는 시청, 경찰서, 소방서, 교도소 등 지역의 8개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미혼남녀 18쌍이 참여했다. 정읍시는 지역의 28개 공공기관에 공문을 보내 참여를 요청했다. 6월 말 현재 정읍의 인구수는 11만5460명이다. 2005년에 15만명이 무너진 정읍시는 ‘15만명 회복’을 시의 주요 정책으로 삼고 있다.
참여자들은 콘도에서 이틀간 자기소개, 일대일 대화, 커플·조별 게임 등을 벌여 6쌍의 커플이 탄생했다. 시는 행사에 들어간 비용이 1300만원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게임 진행보다는 서로를 알 수 있도록 대화 시간을 많이 할애해 달라는 주문이 많았다. 특히 커플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생활이 노출되는 민감한 부분이 있어서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하는 등 진행상 어려움도 있었다”고 말했다.
‘자치단체가 예산을 들여가며 미팅까지 주선해야 하느냐’는 시각도 있지만, 참가자들의 반응은 좋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직장생활에 바빠 이성을 만날 기회가 적었는데 좋은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이런 자리가 자주 마련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읍시 관계자는 “농촌 자치단체의 인구 늘리기는 지역 존립과 직결되기 때문에 약간 무리가 있어도 적극 추진할 것이다. 내년에는 행사를 두 차례 준비할 계획이다. 커플 성공률을 높이려면 참가 인원을 줄이고 횟수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