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초호41층분양호텔반대시민대책위원회’가 20일 강원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 청초호와 41층 호텔 건축 뒤의 청초호 경관을 비교하며, 청초호 초고층 호텔 건립을 반대하고 있다.
한 민간사업자가 강원 속초의 유명 철새도래지인 청초호에 강원도내에서 가장 높은 41층 규모의 초고층 호텔을 신축하려 하자 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이 반발하고 나섰다.
속초경실련, 속초고성양양환경운동연합 등이 꾸린 청초호 41층 분양호텔 반대시민대책위원회는 20일 오전 강원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초호 조류 생태공원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150m 높이의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철새도래지 생태계에 치명적 피해가 발생한다. 개체수 감소와 서식지 파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책위는 이어 “사업자 쪽이 낸 환경보전방안을 보면, 지난 5월24~25일 현지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돼 있다. 겨울 철새도래지를 철새가 없는 5월에 단 이틀간 조사한 환경보전방안을 가지고 눈가림으로 인허가를 마무리하겠다는 몰상식적인 행태”라고 비판했다. 김안나 속초고성양양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가장 우려가 큰 고층건물 건설에 따른 조류충돌 등은 아예 거론조차 돼 있지 않고 야간조명과 건물 빛반사, 서식지 파괴 등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도 없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속초시의 조처도 비판하고 나섰으며, 21일 오후 2시에 예정된 강원도 건축위원회의 심의도 보류 요청했다. 속초시는 지난 4월 서울의 한 민간사업자가 청초호 유원지 주변에 2270억원을 들여 지하 2층, 지상 41층, 객실 수 876실 규모의 호텔 건립 제안서를 내자, 이 호텔이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지난달 24일 12층이던 층고제한을 41층으로 완화하고, 용도도 휴양시설에서 복합시설로 변경하는 도시관리계획결정을 고시하는 등 인허가 절차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엄경선 대책위 공동대표는 “청초호 유원지 안 시설 대부분은 3~7층으로 층고가 제한돼 있다. 41층 건물은 주변환경과 청초호의 자연경관을 훼손하는 폭력적인 건축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조상수 속초시청 도시계획담당은 “철새들에겐 12층이나 41층이나 마찬가지로 위협이 된다. 철새 보호 등을 위해 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며, 겨울철에도 추가로 현지조사를 진행하고 공사 중에도 조류 피해가 없도록 살펴볼 것”이라고 해명했다.
글·사진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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