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장애인 시화전 ‘세상에 외치는 소리’가 부산 도시철도 3호선 물만골역 지하 1층 인권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다. 부산인권사무소 제공
김가은(60·가명)씨는 1981년 25살 나이에 갑자기 우울증에 걸렸다. 병원 치료에 약도 써봤지만 차도가 없었다. 그는 24년 동안 집 안에서만 지내다 2005년부터 부산의 한 정신요양원에 입원했다. 그는여든이 넘은 부모님이 환갑인 자신을 뒷바라지하는 것을 괴로워하고 있다. 아버지는 노환으로 눈이 잘 보이지 않게 됐고, 어머니는 허리를 다쳐 걷기도 힘들다고 한다.
김씨는 지난해부터 정신요양원에서 지역 문화인들이 꾸린 단체 ‘빈빈’의 인문학 프로그램 ‘삶이 내게 말을 걸었다’ 수업을 듣게 됐다. 이 프로그램은 정신장애인의 자존감을 높이는 문학교육 프로그램이다.
“부모님은 아프다. 몸과 마음이 아프다. 아픈 부모님이 나를 일으켜 세운다. 아버지, 어머니의 지팡이가 되어야 할 내가, 아버지 어머니를 짚고 일어서고 있다.”
김씨가 부모님에 대한 마음을 표현한 시 <부모>이다. 그는 자신의 삶을 시와 수필로 기록하며 세상과 다시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빈빈은 정신장애인 35명의 시·그림을 지난 13일부터 부산 도시철도 3호선 물만골역 인권전시관에서 전시하고 있다. 이 전시회는다음달 31일까지 열린다.
김정회 빈빈 대표는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자신의 삶을 바라보고 마음을 어루만지는 일이다. 시와 그림을 통해 다시 건강한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정신장애인들의 노력을 응원하려고 전시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울산문화예술회관은 29~31일 저녁 8시 울산 북구 강동 정자항 남방파제 특별무대에서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가운데 대표작인 <햄릿>을 공연한다. 이번 공연은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세계적인 그의 대표 명작 <햄릿>을 각색이나 원전의 변형 없이 정통 연극으로 야외무대에 올리는 것이다.
김석만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출과 교수가 예술감독 자문을 맡아 원전을 직접 번역했다. 주인공 햄릿 역은 지난해 전국연극제에서 연기상을 수상한 울산 출신 배우 정재화씨, 여주인공 오필리아 역에는 영화 <투캅스3>의 주연을 맡은 배우 권민중씨가 각각 맡고, 울산에서 활동하는 20대 배우들이 함께 출연한다. 또 국립극단 단장 출신 배우 정상철씨와 국립극단에서 주연으로 활동한 배우 곽명화씨도 각각 클로디어스왕과 거트루드 왕비 역을 맡고, 배우 최주봉씨도 묘지기 역으로 출연해 맛깔나는 연기를 펼칠 것으로 주목된다. 예술 감독과 연출은 23회 전국연극제 대통령상을 수상한 울산문화예술회관 박용하 감독이 맡았다.
김광래 울산문화예술회관 관장은 “셰익스피어 명작을 여름휴가철 바닷가에서 공연한다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의미가 있고, 새로운 명품 문화관광 콘텐츠로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영동 신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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