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로호에서 연습용 대인지뢰 발견, 축제 앞둔 지자체 발동동
강원 최전방 파로호 상류에서 폭우에 유실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인지뢰가 발견돼 군 폭발물처리반이 출동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휴가철을 맞아 접경지역에 ‘지뢰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주민과 낚시객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양구군은 지난 24일 오후 6시 양구군 양구읍 공수리 세월교 하류 100m 지점에서 부유물 제거 작업을 하던 어민이 발견한 엠(M)14 대인지뢰(일명 발목지뢰) 추정 폭발물을 군·경 폭발물처리반 등 10여명이 출동해 수거했다고 26일 밝혔다. 이곳은 주민과 낚시객 등의 출입이 잦은 곳이어서 자칫 인명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양구군과 주민 등은 이 지뢰가 지난 폭우에 유실돼 떠내려 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5일 양구지역엔 243㎜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주민들은 유실 지뢰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기환 용호내수면어업계장은 “해마다 큰 비가 온 뒤면 유실된 지뢰가 몇개씩 발견되곤 한다. 군부대가 나서서 발견 장소 뿐 아니라 이 일대를 전부 수색해달라”고 말했다.
양구에선 그동안 크고 작은 지뢰 사고가 잇따랐다. 해안면 현리에선 지난 5월 주민 김아무개(42)씨, 지난 지난 4월 카자흐스탄에서 온 ㄱ(54)씨가 발목지뢰 폭발로 크게 다쳤다. 1996년 8월 낚시객 1명도 파로호에서 발목지뢰를 밟아 크게 다쳤다.
휴가철 피서객 유치에 나선 양구군은 지뢰 발견 소식에 발만 동동거리고 있다. 양구에선 오는 29일~31일 레포츠공원 일대에서 ‘배꼽축제’가 열린다. 양구군 관계자는 “지뢰 사건 소식을 들은 피서객들이 양구 방문을 꺼려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군당국 관계자는 “지뢰를 수거해 확인해보니 폭약 등이 없는 연습용 지뢰였다. 훈련을 위해 매설했다 미처 수거하지 못한 채 분실됐던 지뢰가 폭우에 떠내려 온 것으로 추정된다. 지뢰 발견 현장뿐 아니라 주변 지역도 탐지 작전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구/박수혁 기자 psh@hani.co.kr
지난 24일 파호로에서 발견된 대인지뢰. 용호내수면어업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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