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있는 윤동주 시인 생가에 정지용 시인의 시비가 세워진다.
충북 옥천군과 옥천문화원은 올해 중국 지린(吉林)성 연변조선족자치주 룽징(龍井)시에 있는 윤동주 시인 생가에 정지용 시인의 시비를 세우는 것을 목표로 중국 쪽과 협의 중이라고 31일 밝혔다. 김영만 옥천군수와 김승룡 옥천문화원장은 지난 27∼29일 룽징시를 방문해 시비 건립과 두 시인에 관한 자료를 공유하는 방안 등을 협의했다. 현재 옥천군은 사업에 추진에 필요한 2500만원을 군비로 확보한 상태다.
옥천군은 앞서 2005년 두 시인이 다녔던 일본 도시샤 대학 안의 윤 시인 시비 옆에 정 시인의 시비를 나란히 세웠다. 옥천군과 옥천문화원은 1997년부터 매년 중국 연변에서 정 시인을 기리고, 중국 동포의 문학적 향수를 일깨우기 위해 ‘지용제’를 열고 있다.
김승룡 옥천문화원장은 “연변지용제 20주년을 기념해 정지용 시비 건립을 추진해왔다. 협의가 잘 진행되고 있어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 옥천 출생으로 ‘향수’의 작가인 정지용 시인은 윤동주 시인의 문학적 멘토로 알려져 있다. 생전 윤 시인은 정 시인의 시집에 ‘걸작’이라는 낙서를 남기기도 했다.
해방 뒤 1947년 <경향신문>에 윤 시인의 ‘쉽게 쓰여진 시’가 발표될 때 정 시인이 소개문을 썼다. 이듬해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간행될 때 정 시인은 ‘무시무시한 고독에서 죽었고나! 29세가 되도록 시도 발표하여 본 적이 없이!’라는 내용의 서문을 쓰기도 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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