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단편영화제 상영작인 <몸값>의 한 장면. 무거운 소재인 성매매 문제를 기발한 발상으로 반전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 제공
한여름 밤의 무더위를 날려버릴 대구단편영화제가 10일 막을 올린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 예심을 통과한 영화 34편과 초청작 6편 등 40편이 상영된다.
개막에 앞서 6일 저녁 7시에는 대구시 수성구 수성못 상화동산에 너비 12m 짜리 대형 스크린을 걸어 놓고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국내 경쟁작품 4편을 무료로 선보인다. <역귀> <자물쇠 따는 방법> <수요기도회> 등이 상영되며, 대구인디밴드의 큰형님격인 펑크록 밴드 ‘극렬’과 자칭 ‘광주지방자치 아이돌 밴드’로 통하는 ‘AV’의 공연이 기대된다.
개막 작품으로는 <배우 목격담>이 뽑혔으며, 이 영화의 주인공인 배우 이주승(27)씨가 2시간 동안 직접 관객들을 만나 인사한다. 이씨는 독립영화계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으며, 최근에는 영화 <소셜포비아>와 방송드라마 <프로듀사>에 출연하기도 했다.
단편영화는 대구시 중구 수동 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에서 상영된다. 자칫 무겁게 빠져버릴수 있는 성매매 문제를 기발한 발상으로 반전시킨 <몸값>, 미용실에서 일하는 어시스턴트들의 경쟁의식을 묘하게 풀어낸 <미용실>, 도심 재개발 철거 현장에서 떼인 돈을 제대로 받아낸 <나와 함께 블루스를> 등이 볼 만하다. 돼지 머리고기를 둘러싼 판타지물 <할머니와 돼지머리>, 드물게 보이는 치욕스러운 연애 기록을 담은 <치욕일기> 등도 대기 중이다. 이밖에 광주 작품인데 대구 배우가 열연하는 <맛의 기억>, 부산 영화이지만 제목은 대전의 <신탄진>이라는 작품이 돋보인다.
대구단편영화제는 2000년 시작돼 매년 여름철에 열려 올해 17회째를 맞고 있다. 해마다 500∼700편이 출품된다. 올해는 출품된 664편 가운데 34편이 뽑혔다. 수성못에서 열리는 야외 상영은 무료이지만 오오극장에서 상영되는 단편영화는 4작품씩 묶어 상영하며 입장료는 회당 7000원이다. 문의 (053)629-4424. 구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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