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군 “대표 관광상품인데 강원랜드가 유사시설 개관해 돈벌이” 폐쇄 요구
강원랜드가 천체관측시설을 개관하자 강원도 영월군이 ‘갑질’한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영월군의 대표 관광시설인 ‘별마로천문대’와 강원랜드의 ‘하이원 별자리과학관’의 기능이 유사해 경쟁이 불가피한데 따른 것이다.
강원 영월군은 1일 강원랜드에 하이원 별자리과학관을 폐지하라고 요구했다. 영월군은 “폐광지역 경제 회생을 위해 설립된 강원랜드가 별자리과학관을 열고 새로운 이윤을 창출하는 수단으로 삼고 있다. 폐광지역의 대표 관광상품과 유사한 상품을 내놓는 것은 설립 취지를 망각한 조처이자 자본을 앞세운 갑질”이라고 주장했다. 유재근 영월군 번영회장은 “강원랜드가 영월군의 별마로천문대를 본뜬 별자리과학관을 개관해 폐광지역과의 상생은 뒤로 한 채 수익 올리기에 급급하고 있다. 이는 대기업의 골목상권 장악과 같은 추악한 행태에 다름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박선규 영월군수도 “별자리과학관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강원랜드가 수익을 올리기위해 폐광지역과 경쟁을 불사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과학관을 즉시 폐쇄하지 않는다면 법적·물리적 투쟁을 벌이는 등 강경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원랜드 관계자는 “별자리과학관은 다목적 자연학습장일 뿐 전문적인 천체관측시설이 아니다. 별마로천문대 면적의 16% 수준에 불과한 소형 시설이다. 별자리과학관이 별마로천문대에 영향을 끼친다면 명칭과 운영정책 등에 대해 유연성을 갖고 대처하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강원랜드가 지난 27일 문 연 별자리과학관은 지름 8m의 돔 영상관과 천체 관측실을 갖췄다. 별마로천문대는 ‘시와 별, 동강이 흐르는 영월’ 이라는 영월군의 캐치프레이즈에 따라 2001년 문을 연 지역의 대표 관광시설이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