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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깔창 생리대’ 해결 위해 아빠들이 나섰다

등록 2016-08-12 14:31

‘아빠와 함께 달마지’ SNS 모금운동
21명에 중학교 졸업때까지 지원키로
생리대 살 돈이 없어 신발 깔창에 휴지를 대어 버텨낸다는 이른바 ‘깔창 생리대’ 청소년들을 돕기 위해 경기도 고양시민들이 팔걷고 나섰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 밴드 ‘아빠와 함께 달마지’ 회원들은 지난 10일 고양·파주지역 초등 4학년~중학교 2학년 청소년 21명에게 두 달 치 생리대와 팬티 4장 씩을 전달했다. 아이들이 상처를 받지 않도록 직접 만나지 않고 상자에 담아 택배로 배달했다.(사진)

모금운동을 주도한 회사원 권청기(50)씨가 이 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5월 ‘생리대 살 돈이 없어 신발 깔창을 사용했다’는 언론 보도를 접한 것이 계기가 됐다.

“깜짝 놀랐어요. 60~70년대 이야기가 아니라 세계 경제순위 11위라는 2016년 대한민국에서 내 이웃 아이들의 이야기잖아요. 고3인 딸과 세월호 희생 청소년들이 눈앞에 어른거렸고 국가가 안하면 누구라도 나서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사실인지 확인 작업을 하는데 두 달이 걸렸다. 시청, 주민센터의 복지 담당자, 교육청과 학교 선생님에게 ‘진짜 형편이 어려워 생리대를 사용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는지 찾아달라’고 요청했지만 ‘파악이 안된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포기할 무렵 한 고양시의원을 통해 지역의 아동복지시설과 연결이 됐다. 사정을 들어보니 많은 아이들이 집에 돈이 없어 생리대를 사야 한다는 말도 못하고 고통을 겪고 있었다.

권씨는 지난달 19일 ‘아빠와 함께 달마지’란 이름의 밴드를 만들어 ‘저소득층 소녀 생리대 후원’ 계좌를 열었다. “가난은 아이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모른척하지 마시고 가슴만 아파하지 마시고 도와주세요”라고 호소했다. 2주 만에 시민 40여명이 밴드에 가입해 뜻을 함께 했고, 고양·파주 뿐아니라 전국에서 적게는 5000원에서 많게는 100만원까지 총 300만원의 후원금이 모여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업체에서 생리대 31상자를 보내어 힘을 보탰다.

우선 저소득층, 차상위 계층 가운데 아버지가 경제활동을 못하거나 알코올 중독자, 아파서 의료비가 많이 지출되는 ‘편부 가정’ 아이들을 긴급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 사정이 딱한 ‘편모 가정’과 할머니나 할아버지와 사는 ‘조손 가정’도 일부 포함됐다.

‘달마지’ 회원들은 일단 21명에 대해 중학교 졸업할 때까지 지원하고 후원금이 더 걷히면 대상자와 기간을 점차 늘려갈 예정이다.

권씨는 “저소득층 청소년의 생리대 지원은 국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문제”라며 “정부와 지자체는 돈이 없어 고통받는 아이들에게 무상 생리대를 즉각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양/박경만 기자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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