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특혜, 신입사원 맘대로 채용, 직책보조금 인상…
박종만(66) 엑스코 대표이사의 비리 백태가 공개됐다. 대기업 특혜, 신입사원 멋대로 채용, 직책보조금 2배 인상 등 온갖 비리를 저지르다 들통났다. 엑스코는 각종 행사와 전시회 등을 유치하기 위해 대구시가 77%를 출자해 만든 지방공기업이다.
대구시는 17일 “최근 엑스코에 대한 감사를 벌인 결과 5층 컨벤션홀과 3층 그랜드홀, 연회장 등에 식음료를 대는 사업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대기업에 특혜를 준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엑스코는 입찰을 통해 이 대기업이 식음료를 공급하는 대가로 매출액의 12.8%를 받는 조건으로 지난해 10월, 사업자로 결정했다. 식음료 사업을 위해 엑스코 3층 그랜드홀을 예식장으로 꾸미기 위해 대기업이 8억원이 들어가는 조명시설을 하도록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뚜렷한 이유도 없이 엑스코는 11건의 시설물 1억700만원 어치를 대기업 대신 직접 공사를 해줬다. 또 7억4천만원 어치를 웃도는 조명시설 사업 5건은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대구시 감사실은 “엑스코는 사업자를 대신해 시설물 공사를 해주는 것은 업계의 관행이라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엑스코는 감사에 적발된 뒤에도 조명시설 공사를 계속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시는 “아마도 대기업쪽에서 피해 소송 등을 제기할까봐, 공사를 계속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공사 중단 여부는 엑스코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식음료 사업자를 선정하는 제안서를 평가하는 위원을 뽑으면서 예비 명부에 이름이 올라간 26명 중에 박 대표가 멋대로 7명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검찰에서 박 대표와 특혜를 준 대기업 쪽의 유착여부를 수사중이다.
한편, 이번 감사에서 박 대표의 온갖 비리가 드러났다. 3년동안 엑스코 업무용 차량을 105차례나 개인용도로 사용했으며, 이 중 52차례는 100㎞ 이상 떨어진 고향을 다녀왔다. 또 엑스코안에 방음실을 따로 꾸며놓고 드럼연습실로 사용했고, 한달 100만원씩 받던 직책보조금을 200만원으로 인상하기도 했다. 대구시장의 직책보조금이 9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적지않은 돈이다. 이 밖에도 엑스코 직원들은 대구시내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았지만, 박 대표와 임원 1명은 100만원씩을 들여 서울에 있는 병원까지 찾아가 건강검진을 받은 것으로 감사에서 확인됐다.
게다가 신입사원 채용때도 잡음을 빚었다. 공기업은 선발인원을 정확히 공고한 뒤 절차에 따라 직원을 채용해야 하지만 박 대표는 자신이 면접을 본 뒤 최종 선발인원을 나중에 결정했다. 2011년 이후 이런 방법으로 14명을 채용했다. 대구시는 “신규채용이 공정하고 투명하지 않으면 특혜와 비리 의혹으로 번질수 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엑스코 포럼 ’등에 나오는 강사진을 멋대로 선정한데 이어 강의료도 60만원에서 200만원씩 뚜렷한 기준도 없이 들쭉날쭉 지급했다. 이경배 대구시 감사관은 “엑스코 박 대표에 대한 익명의 제보내용 등에 대해 감사를 했다.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 박 대표는 의원면직 처리하도록 이사회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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