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수군진성으로 임진왜란 전투 현장이었던 다대진성 터. 사진은 다대진성 해자의 바깥벽 모습. 부산시 제공
복원 대신 '현상 유지' 결정
부산 사하구에 있는 다대진성의 문화재 지정이 추진된다. 다대진성은 임진왜란 때 조선 수군과 왜군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다.
부산 사하구는 “다대진성 복원을 위한 용역 결과, 완전 복원이 아닌 현 상태 유지 보존하기로 결정했다. 문화재 지정도 함께 추진할 방침”이라고 19일 밝혔다.
사하구는 다대진성 복원을 계획하고 지난 2월부터 다대진성 흔적을 찾는 기초용역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6월 27일 다대진성에서 처음으로 해자(성 밖을 둘러 파서 도랑처럼 만든 성곽 방어시설)가 발견되기도 했다. (<한겨레> 7월 27일 치 14면)
사하구의 용역 결과, 다대진성 복원이 사실상 어렵다고 분석됐다. 1894년 폐성된 뒤 관련 기관의 무관심 등으로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았던 다대진성 터에는 현재 주택 등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일부 성벽은 주택의 축대로 사용되고 있다. 또 부산도시철도 1호선 연장선인 다대선 공사구간도 성터 북서쪽 일부를 관통하고 있다. 현재 다대진성은 둘레 541.8m, 높이 3m가량의 성벽만이 남아 있는 상태이다.
이정숙 사하구 문화관광과장은 “용역 결과를 구체적으로 검토한 뒤 다대진성을 역사 문화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성 터 근처의 빈집을 사들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대진성은 1490년(성종 21년) 부산 해안과 낙동강 방어를 위해 돌로 쌓은 수군 진성으로 병선 9척과 수군 700여명이 주둔했다고 한다. 1592년 음력 4월 14일 조선을 침략한 왜군은 부산진성을 함락한 뒤 주력을 동래읍성으로, 일부 병력을 다대진성으로 진격시켰다. 다대진 첨사 윤흥신 장군 등 조선 군민은 수적 열세에도 왜군의 1차 공격을 막아냈다. 이들은 이튿날 대군을 이끌고 온 왜군의 2차 공격에 대항해 끝까지 싸우다 모두 전사했다.
부산/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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