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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에 나이가 있나요?…84살 할머니, 학사모 쓰다

등록 2016-08-22 14:49수정 2016-08-22 15:25

안목단 씨, 영남대서 역대 최고령 국문과 졸업

84살에 학사모룰 쓴 안목단씨가 영남대 국어국문학과 졸업장을 펴들고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영남대 제공
84살에 학사모룰 쓴 안목단씨가 영남대 국어국문학과 졸업장을 펴들고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영남대 제공
“배움에 나이가 있나요? 죽는 순간까지 배우고 싶습니다”

22일 영남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안목단(80)씨는 “졸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앞으로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를 계속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안씨의 실제 나이는 호적 나이보다 4살 많은 만 84살이다. 영남대에서 역대 최고령 졸업생으로 확인됐다. 4년 전 입학 때도 떠들석했다.

경북 포항 출신인 안씨는 초등학교 때 1등을 놓친 적이 없었지만,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한국전쟁이 터져 학업을 중단했다. 전쟁 직후 육군 장교와 결혼했는데, 남편이 순직하면서 시련이 닥쳐왔다. 홀로 1남2녀를 키우며, 힘들게 살아오다 군납용 봉제업체를 설립해 돈을 벌었다. 직원이 300여명에 이르고, 연 매출액이 100억원을 넘기도 했다. 수익금으로 힘겹게 살아가는 이웃에 장학금을 주기도 했고, 복지사업에 쓰기도 했다.

안씨는 인생역정을 책으로 펴내고 싶은 꿈이 생겼다. 꿈을 실현하려면 더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만학도를 위한 학교가 있다는 말을 듣고, 주저없이 대구 달성군에 있는 한남중·미용정보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4년 만에 졸업장을 거머쥐었다. 곧이어 영남대 국어국문학과 수시모집 만학도 전형에 합격했다. 배움에 목말라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진학했지만 학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컴퓨터 사용법을 가르쳐주거나 노트 필기를 도와준 학교 친구들이 없었다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

안씨는 “어린 시절부터 꼼꼼히 써 온 일기를 간추려 자서전을 쓸 계획이다. 초등학교 때 쓴 일기는 전쟁통에 집에 불이 나 모두 타 버렸지만, 늘 일기 쓰는 걸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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